최근 집값이 오르고 부동산 거래도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보조 대출'로 활용하는 마이너스 대출(신용한도 대출)도 급증세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225건으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전월 대비 약 1조3000억원이 늘어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마이너스 대출 잔액(잠정치)은 39조8046억원을 기록했다. 전월의 39조2435억원보다 5611억원(1.43%) 증가한 수치로, 올들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5대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은 지난 2월 외에는 줄곧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같은 마이너스 대출 급증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에 따른 거래 증가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금리는 다소 높지만, 입출금 계좌를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어 단기간에 돈이 필요할 때 많이 이용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매매나 분양 때 계약금 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마이너스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계산 때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LTV를 넘어서서 필요한 돈 마련에 많이 쓰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마이너스 대출 금리가 최근 하향 안정세인 것도 원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평균 마이너스 대출금리는 지난 1월에는 4.84%였지만, 지난달에는 4.6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현재 은행권에서 준비 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 마이너스 대출로 인한 '대출 절벽'에 빠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DSR는 연간 소득에서 같은 해 상환해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특히 마이너스 대출은 실제 빌린 돈의 액수가 아닌 대출 한도가 모두 DSR에 반영되고, 만기도 1년이다 보니 불필요하게 한도를 늘려 놓으면 DSR 비율만 올려 대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대부분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는 위험 부담이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