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에이스는 이제 박세웅이라고 해도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다.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는 박세웅에게 로테이션의 축을 맡긴 상황이다. 풀타임 두 번째 시즌, 박세웅이 달라진 부분은 자신감과 여유다.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동료들을 믿는 '팀 의식'도 칭찬받을 만하다.
박세웅은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5이닝 동안 2실점하며 5대4의 한 점차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지난 주 2승4패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롯데는 '천적' NC를 물리치며 다시 반등 포인트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박세웅은 올시즌 들어 가장 힘든 경기를 해야 했다. NC 타자들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투구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전(7이닝 115개) 다음으로 올시즌 두 번째로 많은 투구수였다. 4안타, 2볼넷, 7탈삼진을 기록했음에도 이닝당 평균 22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4회까지 투구수 76개를 기록한 박세웅은 2-1로 앞선 5회 한 이닝 동안 동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볼넷 2개를 허용하는 등 무려 35개의 공을 던졌다. 박세웅이 최소 6이닝을 버텨주리라 믿었던 롯데 벤치는 6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해야 했다. 4회말에는 NC 외국인 타자 스크럭스와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겨우 삼진으로 잡았다.
이런 경기도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에서 선발로 최선의 결과를 냈다는 건 그만큼 박세웅이 수준급 선발투수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박세웅에게 중요한 사실은 동료들의 도움없이는 선발투수는 승리를 따낼 수 없다는 점이다. 5회말 동점을 내준 롯데는 이어진 6회초 최준석의 3점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박세웅의 선발승 요건이 갖춰지는 순간이었다. 원정팀 선발투수의 득점 지원은 투구를 마친 이닝 다음 이닝의 공격까지 인정된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박세웅은 최준석의 큼지막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박수를 치며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박세웅의 선발승이 완성되려면 득점 지원 말고도 불펜투수들의 도움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6회말 등판한 박시영이 스크럭스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해 한 점을 준데 이어 8회말에는 장시환이 박석민에게 2루타를 맞아 한 점차로 쫓겼다. 투수는 실점할 수 있지만, 중요한 순간 막아주는게 중요한 덕목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세 번째 투수 윤길현이 1⅔이닝 무실점, 마무리 손승락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킨 것은 박세웅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을 것이다.
선발투수는 실점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고 난 뒤 담담하게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박세웅이 올시즌 거둔 7승 가운데 이날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을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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