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우승하고 싶었다."
잉글랜드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대0으로 승리, 고국에 우승컵을 안겼다. 연령을 불문하고 잉글랜드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자국에서 열린 1966년 월드컵 이후 무려 51년만이다.
최고의 순간,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선수들은 조국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왼팔에 두 차례 검은색 완장을 찼다. 불과 열흘 사이, 두 차례나 발생한 테러 때문이었다. 지난달 23일에는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아레나 매표소 인근, 3일에는 런던브릿지 테러를 경험했다. 특히 맨체스터 사건은 미국의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막 끝난 시점에 발생한 탓에 청소년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어린 선수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큰 대회 중이었기에 모든 것을 겉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경기 전 추모 역시 쉽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추모는 두 팀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잉글랜드가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 경기 전 추모를 따로 요청하지 않았다. 검은색 완장을 차는 것으로 대신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잉글랜드 선수단은 테러 발생 후 훈련 전에는 추모, 경기 중에는 검은색 완장을 통해 희생자를 위로했다.
우승컵을 거머쥔 뒤에도 그 마음을 잊지 않았다.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꽂아 넣은 칼버트 르윈(20)은 "테러가 발생해 마음이 아프다. 우리 선수들끼리 꼭 우승을 하자고 다짐했다. 우승을 위해 더욱 똘똘 뭉쳤다"고 마음을 전했다. 선수들은 가슴 속에 검은색 완장을 새긴 채 우승을 위해 힘차게 뛰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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