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13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8대11로 역전패 당했다.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홈런군단' 위용만은 잃지 않았다. SK는 이달 들어서만 두번째(모두 한화 상대) 세타자 연속홈런을 쏘아올렸다. 정진기(7호)-최 정(19호)-한동민(21호)이 연달아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SK는 13일 현재 팀홈런 107개로 당당 1위다. 2위인 두산 베어스(69개)와는 대단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두산은 팀홈런 183개로 1위, SK가 182개로 2위였다.
SK는 붕괴된 불펜진, 붕괴직전인 선발진으로 31승30패로 5위, 5할승률을 상회하고 있다. 홈런파워가 마운드 불안요소를 덮으며 만들어낸 결과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홈런외에)다른 것도 잘하면 좋겠다"고 했지만 특출난 하나는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SK의 변신은 우연이 아니다. 힐만 감독 특유의 선입견 없는 선수기용과 SK구단의 장기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힐만 감독이 아니었으면 한동민(홈런 21개, 리그 1위)은 대타 정도에 그쳤을 수도 있다. 퓨처스 리그에서 장타본능을 표출하던 선수를 구단이 추천했고, 힐만 감독은 직접 가능성을 확인한 후 충분한 기회를 부여했고, 성장시켰다. 김동엽(13홈런)이나 정진기(7홈런) 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SK는 수년전부터 특화된 전략을 구사중이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문학구장)은 좌우 95m, 중앙 120m로 작은 규모다. 여기에 펜스높이도 2.42m로 가장 낮다. 이른바 홈런공장인 셈이다.
SK관계자는 "싫든 좋든 72경기는 홈에서 치러야 한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면 방망이를 강화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을 했다. 수년간 신인을 뽑을 때도 체격좋고, 파워 넘치는 선수 위주로 뽑았다. 구단의 훈련 시스템 역시 자연스런 파워업을 돕는다"고 말했다.
13일 SK 선발라인업을 바라보던 한화 구단 관계자는 "대단하다. 죄다 홈런타자"라며 할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그야말로 지뢰밭 타선이니 피해가려해도 피해갈 수 없다. 상대투수들은 끝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결국 꼭꼭 숨겨뒀던 피홈런을 허리춤에서 꺼내들 수 밖에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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