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뇌사자 드물고, 성인 폐는 어린이에 이식 어려워 국내에서는 성인 환자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유아 '폐 이식'이 처음으로 성공을 거둬 이목이 모아진다.
서울대병원은 14일 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이 지난달 간질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정모양(22개월)에게 폐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정모양은 지난 12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수술 당시 환아인 정양은 생후 22개월, 체중 9.5kg로 국내 최연소 최소체중 폐 이식술로 기록됐다.
폐 이식은 간 이식, 신장 이식과는 달리 법적으로 생체이식을 할 수 없어 반드시 뇌사 기증자가 필요하다. 소아 뇌사는 매우 드물고, 성인 뇌사자의 폐는 체중 차이 때문에 이식받을 수 없어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매우 어렵다. 또, 10kg 이하 소아에게는 기증받은 폐를 절제해 이식하는 것도 쉽지 않아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행된 적이 없다.
국제심폐이식협회에 2015년 등록된 전세계 4226명의 폐 이식 수혜자 중에서도 5세 미만은 단 12명에 불과하다.
이번 이식 수술은 지난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기증자 역시 40개월 밖에 안 된 소아로 뇌사 상태가 되자 가족들이 아이를 대신해 새로운 생명을 구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수술이 이뤄졌다.
5월 4일 저녁부터 시작된 수술은 다음날 새벽까지 약 9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정양은 크나큰 어린이날 선물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수술팀은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마취과, 감염내과, 장기이식센터를 비롯해 어린이병원의 소아청소년과 호흡기, 감염 및 중환자치료팀 등으로 구성됐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김영태 교수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됐기에 모든 단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며 "장기기증 활성화로 좀 더 많은 살릴 수 있는 생명이 빛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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