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5일 기술위에서 경질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후임 사령탑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함께 신태용 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이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전 A대표팀 수석코치로 베네수엘라(3대1승), 우루과이와의 평가전(0대1패) 등 2경기에서 '감독대행'을 경험한 바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신나는 공격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위기 때마다 2015년 2월, 고 이광종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6년 브라질올림픽 감독으로서 8강에 올랐다. 2016년 11월, 안익수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감독으로서 16강을 기록했다. 2017년 6월, 다시 슈틸리케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8년 러시아월드컵행을 이끌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8월 이란과의 홈경기, 9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전 등 2경기를 구원할 '소방수 사령탑', 신 감독 개인으로는 3번째 도전이 될 수도 있다. 지난 3월 말, 중국-시리아전 직후 슈틸리케 경질 논란이 거셀 당시, 이미 슈틸리케 후임 1순위로 신태용 감독의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신 감독은 당시 "20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A대표팀은 생각도 안한다. 내가 만약 간다면 20세 이하 대표팀은 누가 책임지나. 당장 눈앞의 일에 집중해야지, 다른 데 신경 쓰고 줄 서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맡은 일만 잘하면 다시 기회가 오더라"고 했다.
20세 이하 월드컵 직후 인터뷰에서 '소방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도전에 응하는 것은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크다. 축구협회에 있는 선배님들이 믿어주시니까 감사히 받아들인다. '저놈이 들어가면 채워줄 것'이라는 믿음이 없으면 쉽게 주지 못하는 자리다. 나는 그런 믿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적 부담에 대해서도 "어떤 팀을 맡든 똑같다. 시간이 길든 적든, 감독으로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다. 그때 그때 압박감은 똑같다. 계산하지는 않는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나를 믿는다." 협회와 기술위원회의 축구선배들이 난세에 자신을 떠올려주는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A대표팀 사령탑은 감독들의 무덤이다. 차범근,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까지 한국축구의 역사를 쓴,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하며 크고 작은 상처를 떠안았다. 잘할 땐 신처럼 떠받들던 대중은 성적이 떨어지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싸늘하게 돌아선다. 전술과 리더십, 용병술을 비난하는 십자포화가 연일 쏟아진다. 어지간한 강심장, 맷집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젊고 영리한' 신 감독의 도전을 말리는 이들도 많다. 여론과 세파에 재기불능 상태로 상하거나 다칠까봐 걱정한다.
그러나 신 감독 본인은 다르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독이 든 성배' 콜에 늘 흔쾌히 응한다. "도전은 재밌잖아."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A대표팀 사령탑 하마평을 언급하자 뒤로 빼지 않았다.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등 2014년부터 수석코치로 함께했던 A대표팀 선수들과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안다. "하라고 하면 기꺼이 하면 된다. 2년동안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수들이니까…."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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