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병살타의 악몽에서 헤매고 있다.
롯데는 17일 현재 병살타가 67개로 10개팀 가장 많다. 중요한 순간 병살타 때문에 공격의 흐름이 끊기고 상대의 기를 살려주기 일쑤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 박시영이 초반 대량실점을 하는 바람에 2대8로 패해 5연패의 늪에 빠졌다. 5위 LG 트윈스와의 승차가 5.5경기로 벌어졌다.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가을 야구를 놓고 "롯데는 올해도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총체적 난국의 중심에는 병살타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은 상대 선발 밴헤켄의 호투에 밀려 2안타 2볼넷에 그치면서 어찌해 볼 도리도 없었다. 하지만 한 점이라도 낼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9회초 무사 1,2루에서 이대호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지난해 육성선수로 입단해 이날 1군 데뷔전을 치른 23세 신인투수 박승주를 상대로 139㎞짜리 바깥쪽 직구를 무리하게 잡아당긴 것이 3루수로 흘렀고,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3루측 관중석에 서서 1점이라도 만회하기를 바랐던 롯데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날 경기서는 1대2로 패했는데, 김상호 신본기 손아섭이 친 3개의 병살타가 추가점을 올릴 수 있는 흐름에서 찬물을 끼얹었다. 전준우가 1회초 날린 선제 솔로홈런, 시즌 첫 선발등판한 노경은의 6이닝 2실점 호투가 무색해진 경기였다.
이날 현재 개인 병살타 순위를 보면 롯데 최준석과 넥센 윤석민이 15개로 공동 1위, 이대호와 롯데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 이지영이 10개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롯데 선수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못지 않게 병살타 때문에 고민이 큰 LG 트윈스(64개)의 경우 타선의 집중력과 기동력에서 그나마 만회하는 부분이 있다. 62개의 병살타로 이 부문 3위인 넥센도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득점권 타율이 LG는 2할9푼7리, 넥센은 2할9푼2리다. 롯데의 올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7푼으로 삼성(0.270) 다음으로 낮다.
타순을 조정하든, 과감하게 엔트리를 바꾸든 지금의 위기를 가만히 넋놓고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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