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34·수원)이 걷는 길이 역사다.
수원은 2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2연패를 끊으며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조나탄의 활약이 독보적이었다. 후반 19분과 36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조나탄에 쏠린 관심. 하지만 그 순간 염기훈이 조용히 새 역사를 썼다.
염기훈은 이날 전반 43분 종아리 부상을 한 다미르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염기훈의 컨디션을 고려, 선발에서 제외했었다. 지난 '슈퍼매치'에서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당시 컨디션도 저조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염기훈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예리한 크로스를 선보였다. 결실도 했다. 후반 42분 김민우의 팀 세 번째 골을 돕는 절묘한 크로스를 연결했다. 염기훈의 통산 91호 도움이었다. K리그 통산 최다 도움 기록이다. 자신 보유하고 있던 종전 최고 기록에서 1개 더했다. K리그 287경기만에 세운 이정표다.
적수가 없다. 최다 도움 기록 레이스는 염기훈의 '단독 질주'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위는 과거 서울에서 활약했던 몰리나다. 69개를 기록했다. 염기훈과 무려 22개 차이다.
서 감독도 경외를 표했다. 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염기훈은 우리 팀 대들보다.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끈다"며 "슈퍼매치 때 무릎 타박이 심했다. 그래서 당시 후반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 광주전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반에 들어가서 정말 잘 해줬다. 어시스트까지 1개 추가하면서 기록을 늘렸다. 계속해서 신기록을 써가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올 시즌엔 힘들어보였다. 광주전을 앞두고 염기훈의 기록은 1골-2도움이었다. 2015년 8골-17도움, 2016년 4골-15도움으로 두 시즌 연속 도움왕에 등극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했다.
하지만 염기훈이 다시 시동을 걸었다. 올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하면서 도움왕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현재 1위는 윤일록(서울)과 김영욱(전남)이다. 나란히 5개를 기록했다. 염기훈과 불과 2개 차이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압도적인 통산 최다 도움 기록을 보유한 염기훈. 통산 최다도움 경신과 동시에 2017년 도움왕까지 노린다. '살아있는 전설' 염기훈의 왼발은 나이를 잊었다.
광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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