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가 없다.
SK 와이번스 최 정이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홈런 행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 정은 지난 2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27호 홈런을 터뜨렸다. 0-0이던 3회초 2사 1,3루에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150㎞짜리 직구가 한복판으로 날아들자 전광석화처럼 방망이를 돌려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5일 kt 위즈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이날까지 팀이 74경기를 치렀으니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최 정은 올시즌 52.5개의 홈런을 날릴 수 있다. 50개를 충분히 넘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 정의 개인 한시즌 최다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40개다.
경쟁자가 없어 보일 정도로 독보적인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홈런 경쟁에서 2위 한동민에 5개차로 앞서 있다. 최 정은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홈런을 몰아치며 한동민을 제치고 다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에도 5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한동민이 주춤하는 사이 최 정이 독주체제를 갖춘 셈이다.
올해 최 정의 홈런수가 늘어난 것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된다. 실투 공략률이 높아졌고, 지난해 홈런왕 타이틀을 가져가면서 자신감도 붙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3번을 치는 최 정 뒤에 한동민과 로맥 등 장타자들이 기다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좋은 공'을 많이 서비스받는 측면도 있다. 6월 들어 11개의 홈런을 추가했을 정도로 여름 들어 장타 감각이 절정에 올랐다.
50홈런 타자가 올시즌 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KBO리그에서 50홈런을 친 선수는 3명 밖에 없다. 이승엽(1999년, 2003년) 심정수(2003년) 박병호(2014~2015년)에 이어 최 정이 50홈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점점 쏠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승엽의 한 시즌 최다인 56홈런 경신도 그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점이 올 수 있다.
최 정의 올시즌 활약이 주목받는 것은 거액의 FA 계약을 한 뒤 세 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정은 2014년말 SK와 4년 86억원에 재계약했다. 옵션없이 계약금과 연봉만 합친 금액으로 당시에는 역대 최고 몸값이었다.
하지만 최 정은 계약 첫 시즌인 2015년 81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17홈런, 58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1군 등록일수가 129일에 불과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과 함께 집중력도 떨어졌다. SK 구단 내부에서 FA 계약 회의론이 일었던 이유가 됐다.
그러나 최 정은 지난해 컨디션을 되찾으며 전성기 활약을 재현했다.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8리, 40홈런, 106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30홈런은 물론 100타점을 넘겼다. 올해는 기세가 더욱 높아졌다. 50홈런-120타점도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다.
최근 야수 부문서는 '모범 FA' 사례가 점점 늘고 있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최 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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