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은 팬을 부르고,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
스포츠계의 오랜 격언이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인데, 올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딱 들어맞는다.
올 시즌 챌린지는 역대급 승격전쟁으로 관심을 모았다. 사실상 K리그 클래식(1부리그)급 전력을 갖춘 성남, 부산, 수원FC를 비롯해 대전, 아산, 경남 등도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지금은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했지만 국가대표 경력의 황의조 이정협(부산)을 필두로 클래식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서상민(수원FC) 임상협(부산) 황인범(대전) 박성호(성남) 등 공격수들의 발끝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공격보다는 수비축구가 대세였다. 경남이 대표적이다. 개막 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경남은 선수비 후역습 축구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개막 후 18경기 무패행진(12승6무) 중이다. 이반, 조병국 등을 앞세워 수비를 두텁게 한 후 말컹의 한방으로 마무리하는 경남의 전술은 가장 확실한 승리 공식이다. 최강의 공격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부산 역시 공격보다는 수비 안정을 우선시 하고 있다.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부산은 적절한 카운터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반면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대전, 안양 등은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대전은 아예 최하위로 추락했다.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경남과 부산의 스타일은 챌린지의 트렌드가 됐다. 개막 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던 성남의 반등도 수비가 자리를 잡으면서부터 가능해졌다. 시즌 초만해도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를 펼쳤던 성남은 매 경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악의 위기에 빠진 성남은 공격이 아닌 수비라인부터 재정비에 나섰다. 이태희-연제운-오르슐리치-이지민, 포백라인을 구축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7경기 연속 무실점에 성공한 성남은 9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순위도 최하위에서 5위까지 뛰어올랐다.
중하위권으로 추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수원FC 역시 이 흐름에 동참했다. 트레이드마크인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을 버렸다. 5월부터는 8경기 동안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수원FC는 '막공' 포기 직후인 24일 부천을 상대로 1대0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6명을 수비에 두는 전술은 승리로 이어졌다. 조덕제 감독은 "앞으로도 수비에 초점을 맞춘 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몇년간 챌린지는 공격이 지배하던 무대였다. 난타전이 많았다. 결과도 좋았다. 대전, 상주, 수원FC 등과 같이 공격을 앞세운 팀이 승격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선수비-후공격'이다. 일단 수비를 잘해야 챌린지를 품을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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