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을 흔든 것은 또다시 홈런이었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7안타(1홈런) 8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하면서 퀄리티스타트(QS)도, 선발승에도 실패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뉴욕 메츠전(5이닝 2실점)에서 '노 디시전'으로 물러났고, 이날도 극적으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시즌 4승과 닿지 않았다. 또 지난 6월 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6이닝 1실점) 이후 5경기 연속 QS에 실패했다.
사실 에인절스전 등판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정상적인 로테이션대로라면 나흘 휴식 후 28일 등판을 했어야 하는데, 마에다 켄타가 28일 경기에 선발로 투입되면서 휴식일이 하루 더 늘었다.
올 시즌 5일 휴식 후 등판한 6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면서 4일 휴식 후 등판한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5.00보다 훨씬 성적이 좋았다.
또 류현진이 데뷔 이후 에인절스를 상대로 유독 강했던 점도 기대치를 높였다. 류현진은 데뷔 이후 에인절스를 두번 만나 호투를 펼쳤었다. 2013년에는 9이닝 2안타 7삼진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었다. 빅리그 첫 완봉승 상대가 에인절스다. 또 2014년에도 다시 만나 7이닝 2안타 4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호투를 펼쳤다.
더군다나 리그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손가락 인대 파열로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것도 호재였다. 까다로운 타자가 한명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류현진은 초반까지는 시즌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중심 타자 알버트 푸홀스를 3연타석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 그러나 홈런에 흔들렸다. 5회말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치던 류현진은 6회말 선두타자 콜 칼훈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지만, 푸홀스와 유넬 에스코바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아웃카운트 1개만 추가하면 QS 요건을 채우고, 실점 위기도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안드렐톤 시몬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2사 2루에서 시몬스에게 초구에 던진 72.7마일(116㎞)짜리 커브가 다소 높게 떨어지면서 스윙에 제대로 걸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0-0 동점에서 다저스가 0-2로 끌려가는 실점이었다.
무실점 행진이 깨진 류현진은 이후 흔들렸다. 마틴 말도나도와 제프리 마르테에게 2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결국 다저스 벤치가 투수를 그랜트 데이턴으로 교체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15번째 피홈런이다. 그중 6월 등판한 5경기에서 7개를 맞았다. 9이닝 당 1.83개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다저스 선발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데뷔 이후 홈런을 가장 많이 허용 중인 클레이튼 커쇼(1.40)보다도 훨씬 높다. 리그 전체 선발 투수들과 따져도 10~20위권 최상위에 속한다.
류현진은 부상에서 갓 복귀한 시즌 초반에 비해 전반적인 투구 내용이 훨씬 안정감을 찾았다. 하지만 어깨 수술 이전보다 직구 구속이 떨어져 변화구 구사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로케이션에 신경을 쓰며 던지고 있으나, 실투에는 여지없이 반응한다. 상대 타자들도 류현진의 체인지업 혹은 커브 실투를 놓치지 않는 대처법을 들고 나온다. 류현진의 홈런 허용에 대한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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