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왼손 투수는 오른손 타자에 약하다. 두산 베어스 좌완 장원준의 경우 우타자와 좌타자간 성적에 큰 차이가 난다.
올시즌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2할5푼9리로 그런대로 잘 던졌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할6푼4리로 좋지 않다. 장원준의 대표적인 '천적'은 SK 와이번스 오른손 거포 최 정이다. 홈런과 타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 정은 장원준과의 맞대결에서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시즌만 해도 7번 만나 7타수 4안타에 2홈런 5타점을 때렸고, 장원준이 두산으로 이적한 2015년 이후 올해까지 3년 동안은 19번 대결해 타율 5할8푼8리(17타수 10안타), 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삼진은 한 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장원준은 최 정만 만나면 고전했다. 지난 4월 22일 인천경기에서는 홈런 2개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29일 잠실구장에서는 달랐다. 장원준은 이날 SK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6안타 2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장원준은 평균자책점을 3.09에서 3.05로 낮췄다. 이날 장원준의 호투는 역시 안정된 제구력에서 비롯됐다. 특히 최 정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위기를 벗어났다. 3차례 만나 사구 한 개를 내주긴 했지만, 두 번은 범타로 제압했다.
1회초 1사 1루서 최 정과 마주한 장원준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132㎞짜리 슬라이더를 몸쪽으로 붙인다는 것이 제구가 안됐다. 하지만 장원준은 1사 1,2루에서 정의윤과 한동민을 모조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위기를 넘겼다. 2회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장원준은 3회 1사후 노수광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2사후 최 정과 다시 만났다. 장원준은 초구 120㎞짜리 커브를 높은 코스로 던져 1루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0으로 앞선 4회 안타 2개를 맞고 1실점한 장원준은 5회에도 1사 1루서 최 정을 140㎞ 초구 직구로 1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호투를 이어갔다. 6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처리한 장원준은 6-1로 앞선 7회 1사 2루서 다시 최 정과 상대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SK는 최 정 타석에서 대타 최 항을 기용했다. 장원준을 상대로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인지, 추격을 해야 할 상황에서 팀의 간판타자를 뺀 것이다. 최 항은 장원준의 137㎞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리며 2루주자 노수광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동생'이 대타로 나가 적시타를 날렸으니 '형'도 기쁨 두 배였다.
어쨌든 장원준은 이날 최 정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승리에 다가갈 수 있었다. 투구수는 108개였고,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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