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의 올 시즌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이다.
지난해까지 챌린지(2부리그)에 머물다 4년 만에 클래식 무대를 밟은 팀의 목표는 호기롭다기보다 오만하다는 느낌을 줄 만했다. 하지만 말 뿐인 다짐은 아니었다. 승격이 결정된 직후부터 '폭풍영입'을 통해 국가대표 출신, 알짜배기 선수들을 싹쓸이 했다. 그 효과는 클래식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현재 중위권이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좋은 선수단을 갖춰도 팀의 기둥인 사령탑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모래알'에 불과할 뿐이다. 역대 강원FC 사령탑 최초로 100경기 출전을 돌파한 최윤겸 감독의 공은 그래서 크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4년의 강원은 말 그대로 'K리그의 병자'였다. 2011년 4월 초대 감독인 최순호 감독(현 포항 감독)이 물러난 뒤부터 4명의 지도자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그러나 '자진사퇴'를 빙자한 경질이 판을 쳤고, 꽃을 피우기도 전에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기둥이 흔들리니 선수단도 온전할 리가 없었다. 패배주의가 만연하는 꿈도 희망도 없는 하루가 계속됐다. 최 감독은 부단한 소통과 노력으로 팀을 일으켜 세운 것 뿐만 아니라 승격이라는 결과물을 넘어 ACL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자부심을 가질 만한 발걸음이지만 정작 최 감독 본인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우리가 가야할 목표는 높지만 이뤄내야만 하는 것이다. 매 경기를 마치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긴다. 우리는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최 감독은 지난해 9월 최 전 감독이 갖고 있던 팀 사령탑 최다 경기 출전(72) 기록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 25일 수원 삼성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 1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1-3으로 뒤지다 극적인 3대3 무승부를 거뒀지만 무승 그늘을 벗어내지 못한 만큼 자축을 하기엔 부족했다.
28일 안방인 평창알펜시아스타디움에서 가진 광주FC와의 17라운드. 강원은 0-1로 뒤지던 후반 13분과 16분 디에고, 문창진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전반전 내내 불만족스러웠던 최 감독의 얼굴에도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강원은 후반 26분 송승민에게 실점하면서 2대2 무승부에 그쳤다. 우세한 흐름을 가져가고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한 강원 선수단이나 최 감독 모두 아쉬울 수밖에 없는 승부였다.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또 하나의 욕심이 늘어난 최 감독이다. "승리를 위해 실점을 줄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반복되는 실점에 대해 나 스스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 그는 "공격적인 부분을 강조하다보니 수비가 헐거워지는 부분이 있다. 보완점을 찾고 개선해야 다가오는 승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분전을 촉구했다.
승부사에게 출전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채우고 또 채워도 승리에 대한 갈망엔 변함이 없다. 강원을 이끄는 최 감독의 오늘이자 내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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