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감독님이 정말 득점왕이셨어요?"
전남의 주포 자일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옆에 있던 현영민이 "감독님이 현역 시절 K리그 득점왕(1995년·15골)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팩트 체크를 마친 자일은 연신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자일 역시 득점왕을 향해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며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20경기 10골)보다 좋은 페이스다. 자일은 "시즌 초반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12골, 득점선두. 그래서일까. 자일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자일은 "득점선두라서 웃는 것은 아니다"며 "시즌 전에 감독님과 한 약속을 지켜서 정말 기쁘다"고 싱글벙글했다.
과연 둘의 약속은 무엇이었을까. 자일은 "감독님께서 동계전지훈련 때 '자일, 10골만 넣어다오' 하셨다. 나는 그 약속을 지켰다"며 허허 웃었다. 자일의 말에 노 감독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노 감독은 "나는 열 손가락을 두 번 폈다. 20골을 넣으라는 소리였다. 뭔가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시시비비를 가리던 두 사람은 결국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대신 올 시즌 두 번째 약속을 하는 것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자일이 앞으로도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노 감독은 "자일이 득점이든 어시스트든 공격포인트를 내면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자일 역시 "앞으로는 동료들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음 같아서는 도움 20개를 기록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두 번째 약속을 마친 자일은 "우리 팀은 가족 같은 분위기다. 다들 잘해주셔서 정말 좋다. 무엇보다 9월이면 둘째가 태어난다. 내 아이의 고향은 전남"이라며 "지난해 여름 전남에 왔다. 그때는 우리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열심히 했고, 덕분에 그룹A에 올랐다. 올해 목표도 단연 그룹A 진출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자일은 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지는 제주와의 18라운드 홈경기에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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