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표정이 예전과 사뭇 다르다. 우선 더그아웃 분위기가 굉장히 밝다. 선수들이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감독에게 말을 걸고 감독도 웃으며 대답한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다르다. 많은 점수차로 뒤지고 있어도 끝까지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말하는 '진돗개 야구'다.
이 대행이 들어선 후 치른 34경기에서 한화는 16승1무17패, 승률 0.485를 기록중이다. 순위가 8위로 한계단 올랐지만 김성근 전 감독 때(13승20패)와 눈에 띄는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팀 분위기 그리고 경기 내용은 많이 달라졌다.
이 대행은 선수들에게 압박을 많이 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경기 중 야수들이 실수를 해도 평온한 표정을 잃지 않는다. 이 대행은 "물론 화가 나기는 한다. 사람인데. 하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한다. 서로에게 좋을게 없다"며 "실수는 할 수 있다.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안하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중계 화면을 보면 이 대행이 타석에 나가려는 선수에게 한마디 하는 모습이 가끔 보인다. "홈런 하나 치고와"라고 웃는 것이다. 스윙이 커진 타자들에게도 나무라기 보다는 농담처럼 "네가 홈런타자냐"라고 말하며 웃는단다.
지난 달 30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9번-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연은 4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 최진행으로 교체됐다. 이 때 이 대행이 직접 타석을 준비하던 김태연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 대행은 "미안해서 그랬다. 중요한 상황인데 본인도 얼마나 타석에 서고 싶겠나"라고 했다. 이렇게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낮은 리더십이 이 대행의 특징이다.
덕분인지 요즘 한화는 역전하는 경기가 많다. 그래서 물면 놓치지 않는 '진돗개 야구'라고도 불린다. 처음 이 단어를 쓴 이 대행은 "책을 보다 생각난 것이다. 상대를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개 중 우리나라 토종개에서 진돗개가 눈에 띄었다"며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 이야기인데 그 이후에 계속 쓰이게 됐다"고 했다.
덧붙여 이 대행은 "요즘에는 4~5점차로 뒤지고 있어도 질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다. 뒤져있어도 한반에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인지 선수들도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한화 팬들 사이에서는 '약속의 8회'라는 말이 돌고 있다. 7~8회, 특히 8회에 점수가 많이나 역전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30일 경기에서도 한화는 7, 8회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엎치락뒤치락했던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이 대행의 낮은 리더십과 '진돗개 야구', 한화라는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대전=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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