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드디어 제 모습 갖출까?'
최근 한국 게임산업에서 가장 '핫'한 게임은 단연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이다. 이미 사전 등록자 550만명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데다 지난달 21일 출시 직후 6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에 이어 이틀만에 구글플레이까지 양대 마켓 최고 매출 1위를 찍으며 초반 예상대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리니지M'은 19년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인데다, 넷마블게임즈와 더불어 게임 대장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향후 모바일게임 사업의 향배를 좌우할 핵심작이기에 게임산업계뿐 아니라 금융 시장에서도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게임 내 거래소 시스템을 탑재하지 않은 가운데 출시를 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주가가 폭락할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게임 출시일인 지난달 21일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 거래소 시스템을 포함시킨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의 '리니지M' 등급 분류를 접수했다. 엔씨소프트는 유저간 거래소를 MMORPG의 핵심 콘텐츠로 판단,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따라서 이 시스템이 탑재된다면 '리니지M'은 게임 내 경제구조가 자체적으로 운용되게 된다. 자신이 보유하거나 혹은 취득하고 싶은 아이템을 유저간에 자유롭게 거래하며 게임을 즐기는 일종의 '세컨드 라이프'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이런 거래 시스템이 과연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사행성' 요소가 있냐는 점이다. 여성가족부가 아이템 거래사이트를 유해매체로 지정한 것은 있지만 정작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게임위에선 '사행성'을 판단하는 규정이 그동안 다소 모호했다. 이로 인해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12월 거래 시스템이 장착된 '리니지2 레볼루션'을 12세 이용가로 출시했는데, 게임위는 이를 뒤늦게 판단하고 지난 5월에서야 청소년 이용불가로 등급 재분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리니지M'의 등급분류는 그동안 애매모호했던 기준을 확실히 재정립하고, 게임위의 신뢰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위 규정상 심의를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내에 등급분류 결과를 알려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회의가 일주일에 수요일 하루만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무조건 오는 5일에는 결과를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위가 자료 미흡을 이유로 판정을 일주일 정도 보류하는 경우는 있지만, '리니지M'은 12세 혹은 15세 이용가가 아니라 아예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신청한만큼 변수는 거의 없다. 만약 판정이 미뤄질 경우 게임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위 여명숙 위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규정대로 '리니지M'의 등급분류를 하겠다"는 원칙론을 밝혔지만, '뜨거운 감자'를 쥐고 있는 상황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게임 진흥에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책임과 권한을 한꺼번에 주는 자율규제를 앞세우고 있는만큼 향후 사전 등급보다는 사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게임위의 위상 변화 길목에서 나올 결정이라 더욱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은 취임 9일만인 지난달 27일 경기 판교를 찾아 주요 게임사 대표들과 게임업계 협단체 임원들을 만나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규제정책을 벗어나 게임업계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가겠다. 민관합동 게임규제개선 협의체를 구성, 사회적 공감을 얻는 자율규제로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가겠다"며 게임산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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