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저 중간 이상은 하는 거겠죠?"
2017시즌 개막 전. 스토브리그를 가장 뜨겁게 달군 팀은 LG 트윈스였다. 95억원이라는 거액을 써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투수 차우찬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거품' 논란부터 시작해 넓은 잠실구장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 시기가 엊그제 같은데, 올시즌 벌써 절반 이상의 경기를 치렀다.
차우찬도 열심히 던졌다. LG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 4월4일 홈 개막전. 상대는 친정 삼성 라이온즈. 이 드라마같은 경기에서 6⅓이닝 8탈삼진 무실점 첫 승을 따내며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그러더니 5월부터는 잘 던져도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렇게 오르락 내리막 산을 타며 5일 NC 다이노스전까지 16경기 선발 등판을 했다. 7승5패 평균자책점 3.07. 차우찬은 LG에서의 첫 시즌 중간 결산을 어떻게 할까 궁금했다.
-NC전 팀 5연패는 끊어냈지만 5이닝을 던지고 내려왔다. (4월16일 kt 위즈전 5이닝 투구 이후 시즌 최소 이닝 투구)
사실, 경기 전부터 몸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걱정이 컸었는데, 다행히 마운드에 올라가니 괜찮았다. 하지만 5회를 채우고는 내가 그만 던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6회까지 채우고 싶었지만, 내가 욕심을 부리다 경기를 망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NC전도 1회 2실점했고, 올시즌 유독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고 중후반까지 막아내는 경기 흐름이다.
맞다. 경기 초반 몸이 조금 덜 풀리는 이유도 있겠지만 심리적인 게 큰 것 같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막아야 겠다는 생각에, 너무 잘 던지려다보니 오히려 꼬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그렇게 어려움을 겪고, 점수도 주면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진다.
-150km를 넘게 던지던 파워피처 차우찬의 모습이 없어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제 선발 풀타임 3년차다. 선발과 중간을 왔다갔다 했다. 불펜으로 나가면 투수는 힘을 다 쓰게 된다. 그렇게 하면 구속은 2~3km 무조건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선발이라면 길게 봐야하는 것 같다. 한 경기, 그리고 한 시즌 30경기 등판한다고 치면 힘을 분배해야 한다. 힘을 ?馨 던질 때는 빼고 던져야 한다는 걸 최근 실감한다. 몸에 이상이 있거나 하는 건 아니니 전혀 걱정 안하셔도된다.
-그래도 16경기 등판해 100이닝 넘는 투구를 해줬다. 그 소감은?
항상 매경기 6이닝 이상 소화하겠다고 시즌 전 약속하지 않았나. 그 약속을 어떻게라도 지킨 것 같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절반 했다. 남은 절반도 지금과 같이 많이 던지고 싶다.
-그에 비해 승수는 부족한 것 같다.
이길 수 있을 때 승리투수가 되지 않은 경기도 많았다. 솔직히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번 NC전도 따지면 내가 5이닝 던지고 승리투수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따진다면 이럴 때도, 저럴 때도 있는 게 야구인 것 같다. 후반기에는 승운이 더 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그렇다면 스스로 평가하는 LG 소속 첫 전반기는?
그래도 굳이 기준을 따진다면 중간 이상은 한 것 같다. 정말 걱정을 많이 한 시즌이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는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LG 첫 투수 FA 잔혹사를 끊었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얘기인지 알고는 있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다. 사실 이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나는 아직 젊은 투수 아닌가. 아직 보여드릴게 많다고 생각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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