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11경주(1등급)에서 이현종 기수(23)가 역투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기세가 좋은 '시티스타'였기에 우승도 노려봤으나 앞 선 '디플러메틱미션'은 경주 내내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유유히 결승선을 갈랐다. 직전경주(제9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 기수였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제11경주가 입대 전 마지막으로 치룬 대회였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이 기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세레모니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카메라를 응시하며 멋지게 경례포즈를 취해볼 생각이었다(웃음)"며 겸연쩍게 웃었다.
4일 입대한 이 기수는 2015년 6월 데뷔한 이제 2년차 신인이다. 지난해 4월, 데뷔 311일 만에 한국경마 최단기간 40승을 채우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기세를 몰아 연말에는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승수만 놓고 보면 서울 랭킹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 만큼 입대시기가 너무 이른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 기수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김동수 선배나 이 혁 선배는 제대 후 기수생활을 시작했음에도 잘하고 있지 않냐"면서 "아직 젊은데다 입지도 튼튼하게 다져놨기에 걱정스럽진 않다"고 했다.
물론 선수에게 있어 2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이에 대해 이 기수는 "2년이란 시간이 긴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돌아와서도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비췄다. 한국마사고등학교 재학시설부터 무려 8년간이나 말(馬)과 한 몸처럼 살았기 때문이다. 입대를 호기로 삼고 싶단 생각도 강했다. 그는 "몸이 약한 편인데 군 생활 동안 몸을 만들고 파워를 보강하고 싶다"며 "나약해진 마음도 다잡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좀처럼 살이 안찌는 체질이라 군 생활 중 체중 증가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는 이 기수는 오히려 부모님을 걱정했다. 그는 "철없이 굴어 부모님께 늘 미안한 마음이 컸다. 투정만 부리고 했는데 제대 후 꼭 효도하겠다"면서 "기수 생활의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라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표했다.
입대 전 주위 분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이 기수는 "김영관 조교사, 박대흥 조교사, 배대선 조교사, 한국마사회 김 훈 교관님 등 진심으로 저를 걱정해준 분들이 많다"면서 "그동안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했는데 제대 후에는 자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마 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 기수는 "마사회가 홍보를 잘해줘서인지 경마 팬들이 다 알고 있더라(웃음)"면서 "언제 가냐, 왜 가냐 묻는 분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이었다"고 했다. 또한 "평소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은 응원해 주신 것 같다"며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는 계기가 됐다. 무사히 돌아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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