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5월31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패배(0대3)였다. 제주는 이 경기 패배로 많은 것을 잃었다. 폭력 사건에 따른 여파로 주축 수비수 조용형 백동규가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공 들였던 ACL에서도 탈락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줄곧 내리막이다. FA컵에서도 16강에서 여정을 멈췄다. 리그에서도 6경기에서 승점 5점(1승2무3패)을 더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24일 홈에서 포항을 완파(3대0)하며 반짝하는 듯 했지만 이후 다시 2무1패로 하향세다. 1위 였던 성적표가 어느덧 6위까지 내려갔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한 제주는 어떤 팀을 만나도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 한창 좋았을 때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공격적이고 매력적인 축구를 펼친다. 하지만 내용만큼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다. 특히 하위권팀들과의 경기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부진, 이유가 있을까.
매년 반복되는 '여름징크스' 이야기가 나온다. 제주는 여름만 되면 힘을 쓰지 못해왔다. 원정에 대한 체력적 부담이 무더운 여름만 되면 가중됐다. 제주는 여름징크스를 넘기 위해 매년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올해도 무더위가 찾아오자 어김없이 성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새판짜기에 따른 후유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주는 여름이적시장에서 가장 변화가 큰 구단이다. 공격의 핵이었던 마르셀로(오미야)와 황일수(옌벤)가 팀을 떠났다. 대신 윤빛가람이 영입됐다. 여기에 3-4-1-2에서 4-2-3-1로 전술마저 바뀌면서 3~5월과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됐다. 변화야 어쩔 수 없지만 폭이 너무 컸다.
7~8월은 K리그 순위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제주는 운명의 한주를 맞는다. 12일 전북, 16일 서울을 만난다. 이들을 제압하면 단숨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그간 제주는 전북, 서울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2% 부족한 모습으로는 쉽지 않다. 여름징크스든, 새판짜기 후유증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이 고비를 잘 넘어야 한다. 제주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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