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는 감독들에게 딜레마다.
확률이 높은 시프트를 사용하자니 빈틈이 보이고, 시프트를 포기하자니 확률이 걸린다.
올 시즌 시프트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감독은 역시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다. 힐만 감독은 시즌 시작부터 '시프트 예찬론'을 폈다. 그는 "미국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고 경험상 수학적으로 증명된 세트이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높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힐만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프트 훈련을 했고, 감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통계에 의한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시프트를 크게 활용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9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나는 시프트를 별로 활용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프트를 하시는 감독님들도 있으니 내가 '좋다' '나쁘다'를 얘기할 건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특정 시프트보다는 그날 그날 정상적인 수비를 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전혀 시프트를 구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KBO리그 전 구단이 두산 베어스 김재환에게는, 유격수가 2루에 붙고 2루수가 1,2루간에 서면서 2,3루간을 비워놓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하고 있다. 왼손 타자 김재환에게 1,2루간 타구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그건 수비코치들이 그때 그때 적용하는 거다"라고 했다.
독특한 케이스도 있다. 시프트를 잘 하지 않는 김 감독이지만 에릭 해커가 선발 등판하는 날에는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활용한다. 김 감독은 "해커가 등판할 때는 시프트를 활용한다"며 "해커가 원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커가 자신이 등판했을 때는 상대 타자에 맞는 시프트를 적용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말이다.
힐만 감독은 시즌 초 시프트를 활용하며 "투수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지만 해커는 오히려 자신이 시프트를 원하고 있는 것. 시프트를 한다고 타자들이 그것에 맞춰 스윙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본인의 타격 메카니즘이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프트는 확실히 수비 성공의 확률을 높여준다. 하지만 빈틈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김재환의 경우도 극단적인 시프트를 뚫고 3할4푼8리의 시즌 타율을 기록중이다. 김 감독의 말대로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 문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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