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붕괴 직전의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에 구원의 손길이 닿고 있다.
핵심 셋업맨인 윤길현과 장시환의 전력 이탈 이후 롯데는 새로운 불펜진을 가동중이다. 원래 계획해 놓은 것은 아니다. 최근 배장호와 조정훈이 호투를 거듭하며 필승조의 일원으로서 불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롯데는 지난 1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두 불펜투수의 호투에 힘입어 연장 11회 끝에 5대4로 승리했다.
조정훈은 3-3이던 8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1안타와 고의4구 1개를 내줬지만, 점수는 주지 않았다. 배장호는 4-4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롯데는 11회초 신본기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고, 배장호가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해 구원승을 올렸다.
조정훈은 지난 9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복귀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7년여만의 복귀 등판서 건재를 과시했다.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은 여전했고, 대담한 승부 역시 14승을 따냈던 2009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부담없는' 상황에서 그를 활용하겠다고 했던 조원우 감독은 이날 한화를 상대로 가장 긴박한 순간 투입했다. 필승조의 일원으로 삼겠다는 확실한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사실 대안도 없다. 믿을만한 불펜투수가 바닥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당연한 카드. 조정훈은 복귀 후 2경기서 2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배장호는 올시즌 불펜에서 쓰임새가 다양하다. 점수차와 상관없이 부름을 받았다. 이날 현재 5구원승, 2홀드, 1블론세이브가 그의 역할을 말해준다. 경기마다 기복을 보이기는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43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8일 SK전에서 1⅔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내면서 필승조의 일원으로 등장했다.
롯데는 최근 4경기 연속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등 불펜진 불안으로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지난 9일 SK전에서는 0-0이던 7회 강동호 배장호 박시영 등이 한꺼번에 6점을 내줘 0대6으로 패했다. 전날 경기서는 3-2로 앞선 7회 박시영과 김유영이 동점을 허용해 6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진 김원중의 선발승이 날아가 버렸다. 지난 7일 SK전에서는 5-4로 앞선 8회 김유영과 윤길현이 2점을 내줘 6대5로 역전패했다. 그날 선발 박세웅은 7이닝 4실점으로 역투했으면서도 시즌 10승에 또다시 실패했다. 이날 한화전에서는 4-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손승락이 김태균에게 솔로홈런으로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롯데는 남은 전반기 조정훈과 배장호, 손승락을 중심으로 박빙의 경기를 끌고 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18일 시작되는 후반기다. 이때가 되면 장시환과 윤길현이 돌아올 수 있다. 물색중인 새로운 외국인 선발투수도 변수다. 불펜진이 또 어떻게 달라질 지 알 수 없다. 어떤 시나리오가 됐든 롯데로서는 불안감을 안고 후반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조정훈과 배장호의 관리와 활용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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