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아니면 '도'였다.
12일 강원 원정에서 노상래 전남 감독은 2군급 스쿼드를 꾸렸다. 이날 노 감독은 박대한 최재현 유고비치 자일이 경고누적으로 뛸 수 없었고 최근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주전멤버들의 체력을 고려해 김영욱 이슬찬 현영민 최효진도 베스트 11에서 제외했다. 기존 전력에서 80% 이상이 바뀌다 보니 윙어인 안용우도 윙백으로 변신시킬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15일 대구와의 홈 경기를 겨냥한 2군 전략으로 보여졌다. 자칫 강원 원정을 포기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었다. 노 감독은 "포기한건 절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 뒤 "새 얼굴 투입과 포지션 파괴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변화의 폭이 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토론도 가졌다. 이 실험적인 스쿼드는 뒤죽박죽이거나 획기적인 모습, 둘 중 하나가 될 듯하다"고 예상했다.
반면 최윤겸 강원 감독은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클래식 순위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행 티켓을 따낼 수 있는 2위로 점프했고 무엇보다 더 강해진 주전멤버를 내세울 수 있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에다 브라질 출신 센터백 제르손까지 선발로 나섰다. 최 감독은 "한국영은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였다. 희생적이고 모범적이다. 특히 수비쪽에서 강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기술 있는 선수를 바랐는데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또 "역시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과 축구를 하니 다른 점이 느껴진다. 상대에게 위협을 느끼게 하는 것이 좋은 선수인데 '이래서 클래스 있는 선수를 선호하는구나'라는 걸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흐름은 마치 경기 전에 만난 양팀 사령탑의 상반된 분위기처럼 흘렀다. 특히 강원은 한국영의 경기 조율과 제르손의 안정된 수비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는 듯했다. 게다가 강원은 전반 23분 제르손이 선제골을 뽑았다. 강원 데뷔전에서 터뜨린 데뷔골이었다.
대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강원은 일격을 당했다. 전반 34분 전남 한찬희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동점골로 이어졌다.
후반도 같은 양상이 펼쳐졌다. 강원은 후반 3분 임찬울의 골이 터진 뒤 계속해서 전남을 밀어붙였지만 후반 33분 교체투입된 전남 수비수 토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강원은 아쉽게 2대2로 비겼다. 시즌 10승(5무5패) 고지 점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강원이 목표로 세운 ACL 진출을 위해선 더 강해져야 한다. 최 감독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ACL 진출은 욕심을 내고 있지 않다. 고비가 올 것이다. 그 고비를 넘기고 팀이 견고해지면 목표는 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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