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농축산업 분야에서는 우리 측의 무역 적자가 심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 점유율을 넘어섰으며, 랍스터·오렌지·자몽 등은 점유율이 70%를 넘는 등 미국산 농축수산물이 우리 식탁을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림축산물 분야의 대미 수출 규모는 7억1600만 달러에 불과한 반면 수입은 68억5200만 달러에 달해 무역적자 규모가 61억3600만 달러(약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측이 미국에서 옥수수와 밀 등을 주로 수입하는 농산물의 경우 대미 수입액이 43억4900만달러에 달했고,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이 포함된 축산물은 수입액이 18억2400만달러였다.
반면 대미 농산물 수출액은 6억3300만달러에 불과했고, 축산물 수출액은 3500만달러에 그쳤다.
단일 품목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것은 쇠고기였다. 쇠고기의 지난해 수입 규모는 10억35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였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을 역전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올 1∼5월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48.4%으로 호주산(42.8%)을 앞질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주산의 점유율이 미국산보다 높았으나 올해 들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것.
미국산 농축산물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일선 유통채널에서도 확인된다. 이마트에서 올 상반기 전체 수입 오렌지 판매 중 미국산 비중은 95.9%에 달했고 체리 70.6%, 자몽 98.0%, 레몬 99.6%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또 같은 기간 랍스터는 미국산의 매출 비중이 98.0%에 이르렀고, 쇠고기는 40.3%로 집계됐다.
즉, 한국인의 식탁에서 미국산 농축산물이 없는 상황은 생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 이마트 관계자는 "과일의 경우 스페인, 호주, 칠레 등에서 수입된 물량도 일부 있지만 미국산의 비중이 가장 크다"며 "랍스터, 쇠고기 같은 신선식품 분야에서도 미국산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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