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를 이끌고 있는 김도훈 감독의 현역시절 별명은 '폭격기'였다.
다부진 체격에 뛰어난 발재간까지 갖춘 그는 '온몸이 무기'였다. K리그 뿐만 아니라 일본 J리그 무대에서도 맹위를 떨치며 '한류'를 이끌었다. 한국 축구 공격수 계보를 이은 실력엔 이견이 없고,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울산 공격수 이종호에겐 '넘어야 할 산'이다. "감독님을 도저히 이길 수 없다." 1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스타디움에서 열린 강원FC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 팀 통산 500승으로 연결된 결승골을 넣은 뒤 이종호가 내놓은 말이다.
'아부성 발언'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최근 제자들과 '내기'에 푹 빠져 있다. 이종호 뿐만 아니라 김용진 오르샤 다쿠마 수보티치 등 공격수들을 모아놓고 펼치는 슈팅 연습에 직접 참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종호는 "감독님까지 참가해 음료수 내기를 하고 있는데, 매번 감독님이 1등을 차지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한번 이겨보고 싶은데..."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의 '킬러본능'은 시간이 흐를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한동안 골가뭄에 시달렸던 울산은 최근 수비 안정 뿐만 아니라 공격 형태까지 정교해지면서 승수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강원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은 뒤 상대 공세를 버텨내면서 수 차례 골찬스를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드러냈다. 이종호는 "오늘 경기(강원전)에서도 전반 중반 '10분 정도만 기다려보자. 계속 압박을 하면 찬스가 올테니 활발히 움직여라'라는 지시를 벤치에서 하셨는데 그대로 들어 맞았다"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내기'를 가장한 김 감독의 '특별과외'가 울산 공격수들을 깨우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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