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히네요."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이날 대구 최고 기온은 35도를 훌쩍 넘어섰다. 한마디로 찜통이었다. 이날 LG 선발은 차우찬이었는데, 차우찬은 그나마 대구에서 오래 생활해 이런 더위에 익숙해져있었다. 차우찬은 "나는 그나마 괜찮은데, 동료들은 정말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들어온 채은성은 "숨이 턱 막힌다"고 했다. 이날 경기 구심을 맡은 이계성 심판은 2회초가 끝나자 얼음팩을 머리와 목덜미에 계속해서 댔다. 이닝이 끝날 때마다 얼음찜질은 반복됐다. 마스크를 쓰고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구심은 정말 더웠을 것이다.
최근 폭염이 심하다. 더워도 너무 덥다. 대구 뿐 아니다. 전국이 다 찜통이다. 이렇게 더운데 야외에서 진행되는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것.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힘들다. 경기 전 훈련시간은 선수들에게 지옥과 다름없다. 그나마 경기 개시시간은 저녁이라 조금 낫지만 이 때도 더위가 가시지는 않는다.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관중석에는 부채질의 물결이 장관을 이뤘다.
그렇다면 무더위로 야구 경기가 취소될 수도 있을까. 야구 규정에 무더위 취소 규정이 있다. 6월에서 9월, 경기 개시시간 폭염주의보가 이틀 연속 지속되면 경기 감독관이 경기 관리 위원과 심판 위원드로가 협의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온도가 33도 이상 이틀 연속 지속될 때 내려진다. 대구의 경우 경기 개시시간 6시30분에도 33도를 넘어섰다. 더위가 어제 하루만 찾아온 게 아니었다. 일단 취소를 시킬 수 있는 조건은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되기는 쉽지 않다. 최근 경기감독관들이 경기 취소에 매우 민감하다. 괜히 취소를 시켰다가 욕먹을 상황에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다. 폭염으로는 경기가 취소된 사례가 없어, 그 첫 사례를 만들고자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더위에 야구하는 선수들도, 지켜보는 팬들도 고생이지만 정말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구단 마스코트 일을 하는 직원들. 안더울 때도 땀이 비오듯 흐르고, 살이 쭉쭉 빠진다고 하는데 이런 더위에는 살이 빠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졸도를 할 수도 있다. 털로 된 탈을 쓰고, 무거운 복장까지 착용하면 너무 고된 일이 된다. 팬서비스를 위해 꼭 필요한 마스코트지만, 요즘같은 날씨면 기온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밤 8시 이후 활동하게 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듯 싶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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