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는 좋다. 하지만 보완책이 없는 현실이다."
'C제로 룰'은 2018년부터 C학점 미만 선수의 대학축구 U리그 출전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가 주도했고, 대한축구협회가 4개월 간 버틴 끝에 지난 17일 받아들이면서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학 선수도 학생인 만큼 C학점 이상은 이수해야 한다'는 주장과 '중간과정이 생략된 성급한 도입'이라는 의견이 정면 충돌했다.
김병수 서울 이랜드 감독이 'C제로 룰'에 쓴소리를 가했다. 김 감독은 2008년 고려대 코치를 역임했고, 2008년엔 영남대 지휘봉을 잡았다. 영남대의 중흥기를 연 지도자다.
대학 축구 환경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김 감독. 24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C제로 룰은 분명 나아가야 할 시대적 흐름이고 장기적으론 선수들에게도 필수적인 부분을 제시한 것"이라며 규정의 취지에 동의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그러나 너무 많은 중간 과정이 생략된 채 성급하게 도입된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밖에서 보기엔 무슨 C학점도 못 받아서 저렇나 싶겠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대학 제자들을 지도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김 감독은 "보통 수업을 낮에 하니 정상적으로 출석하고 훈련은 밤에 하면 된다. 출석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축구부 훈련을 위해 밤에 라이트를 킬 수 있는 학교가 얼마나 될까. 일단 그런 부분도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한국의 엘리트 중심 스포츠 환경 상 어렸을 때 공만 전문적으로 차다가 특기생으로 온 친구들이 절대 다수"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기본적인 공부도 하고 운동도 잘 하면 당연히 좋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건 맞지만 너무 급하다. 준비가 안 된 현재 대학 선수들만 희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혹자는 출석만 해도 C학점은 받는다고 하지만 정유라 사태 이후 학교와 교수들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분명 전처럼 출석만 한다고 C학점을 쉽게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거듭 강조하지만 C제로 룰의 취지엔 공감하고 반드시 해야 할 시대적 흐름"이라면서도 "하지만 엘리트 학생 선수의 실태를 너무 급하게 일반 학생과 같은 잣대로 맞춘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안양=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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