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대전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전에서 보여준 한화 2루수 정근우의 결정적인 수비 착각은 실책이 아닌 수비시프트 상황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30일 "정근우의 실책이 아니다. 수비시프트가 걸렸다. 사실은 비야누에바의 실투였다"고 말했다.
29일 경기에서 1-2로 뒤진 한화의 4회초 수비. 무사 1,2루에서 LG 벤치는 7번 손주인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손주인은 1루 방면으로 번트를 제대로 갖다댔다. 쇄도하던 1루수 로사리오는 3루 송구가 늦었다고 판단해 1루 송구를 시도했지만 1루 베이스에는 수비수가 없었다. 로사리오와 같이 쇄도하던 투수 비야누에바와 로사리오는 동시에 빈 1루 베이스만 쳐다봤다.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할 정근우는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있었다.
정근우가 수비 착각을 한 것으로 보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 대행은 "작전이 걸렸다. 번트를 대주는 것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볼을 하나 빼서 1루에서 2루로 뛰는 주자를 잡는 사인이었다. 정근우는 정확하게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다. 정근우가 그런 수비를 착각할 선수는 절대 아니다. 비야누에바의 볼이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번트를 대줬고, 1루가 비게 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무사만루 위기에 몰렸고, 비야누에바는 8번 유강남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고 말았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4-1.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9번 황목치승의 희생플라이, 1번 박용택의 우월 2점홈런이 연이어 터졌다. 3번 제임스 로니는 KBO리그 데뷔 첫 홈런까지 날렸다. 8-1로 경기가 기울었다.
이 대행은 "비야누에바는 번트 시프트 작전이 걸린 것을 몰랐을 수도 있다. 포수와 수비진은 사인을 정상적으로 주고받았다. 이후 비야누에바가 다소 흥분했다"며 전날의 패배를 아쉬웠다. 이 대행은 "모두가 정근우의 실책으로 알았을 것이다. 구단 사람들도 내게 '정근우가 왜 그런 실수를 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미묘한 부분이라 다들 몰랐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작전 실패였다"고 말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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