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회사들의 불법 담합 의혹과 관련해 해외 각국이 조사에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도 직접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회사 5곳의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하 변호사는 지난 2015년 발생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인 이른바 '디젤 게이트'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31일 슈피겔지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폭스바겐 등 5개 회사는 1990년대부터 불법 카르텔을 형성해 각종 사안에서 담합해왔다는 것.
이로인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독일 연방카르텔청이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중이다.
이들의 담합 의혹은 요소수 탱크 크기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요소수는 디젤자동차에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장치인 SCR(선택적촉매환원장치)의 촉매제다.
슈피겔에 따르면 5개 회사는 요소수 탱크의 크기를 8ℓ로 제작하기로 담합했다는 것. 기존에는 일부 업체가 35ℓ 크기의 요소수 탱크를 제작해왔는데 이를 8ℓ로 만들 경우 제조원가가 약 80유로(약 10만5000원) 줄어드는 데다 트렁크 공간이 넉넉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합의한 규격이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요소수를 가득 채우고 정상적으로 SCR을 작동시키면 탱크 크기가 35ℓ인 차량은 최대 3만㎞를 달릴 수 있지만, 8ℓ인 차량은 최대 6000㎞만 주행할 수 있다.
결국 8ℓ 요소수 탱크를 장착한 디젤차는 요소수 보충을 위해 서비스 센터에 더 자주 들러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이들 회사는 정상 주행 상태에서 요소수 분사를 끄는 임의설정, 즉 배출가스 조작까지 했다고 슈피겔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그룹과 다임러는 논평을 거부했으며 BMW는 공식 성명을 내고 의혹을 전면 부인한 상태다.
그러나 유럽에 이어 미국 법무부도 담합 의혹에 대한 비공식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사태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BMW,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차 대표 브랜드를 이같은 담합 혐의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소하는 등 집단소송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일부 소비자들은 지난 25일 뉴저지 연방법원에 비슷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독일 5개 자동차 회사의 판매량이 늘고 있는 한국에서의 대응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에 청원서를 제출한 하 변호사는 "5개 회사가 담합해 요소수 탱크 크기를 줄여 제조원가를 줄였음에도 국내에 들여온 디젤차의 가격을 가솔린차보다 500만원에서 1000만원 더 비싸게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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