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지 않나."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은 매우 승부욕이 강한 타자다. 쳐서 안타를 만들겠다는 마음이 타격 자세에서부터 보일 정도다. 우익수로서 수비를 할 때도 공을 잡기 위해 무조건 끝까지 따라간다.
타격이 잘 안될 때 그것에 몰입돼 부진에서 탈출할 때까지 그것에만 빠져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이제 입단 11년째. 그에게도 성찰의 시기가 왔나보다.
손아섭은 "예전 같았으면 잘 못쳤을 때 밥도 안먹고 그 생각에 빠져있었던 일이 많았다"라며 "그러나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최근 손아섭의 타격은 그리 좋지 못했다. 후반기 들어 4안타를 친 경기(7월 26일 부산 한화전)도 있었지만 27일 부산 한화전부터 1일 잠실 LG전까지 5경기에선 20타수 2안타로 1할에 그쳤다. 30일 인천 SK전과 1일 잠실 LG전 이틀간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부진에도 손아섭은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손아섭은 2일 "예전 같았으면 아마 밥도 안먹고 사람도 만나지 않고, 전화기도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젠 그렇지 않다. 어제도 경기 끝나고 밥을 잘 먹었다"라고 했다.
"못친다고 밥도 안먹고 고민만 하는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다음 경기를 하려면 밥도 잘먹고 준비를 잘해야하는데 밥을 안먹으니 오히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라는 손아섭은 "이젠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것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내가 타석에서 집중해서 치는 것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지만 친 공이 안타가 되는 것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는 손아섭은 "내가 친 공이 안타가 되지 않았다고 그것에 고민을 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손아섭은 "홈런도 마찬가지다. 홈런이 오심이 났을 때 예전같았으면 그것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을 것이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지난달 20일 울산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치고도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로 인정받았다. 이후 KBO가 오심임을 인정했지만 2루타가 다시 홈런으로 바뀌진 않았다. 손아섭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다시 바꿀 수 없는 일 아닌가"라며 "그것에 얽매여 있을 필요가 없다. 그것을 생각할수록 나만 손해"라고 했다.
2015년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스스로 마인드가 바뀐 것 같다고. 손아섭은 "그때 부상으로 2군에서 오래 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안좋은 일을 겪었다. 여러모로 잘 풀리지 않았을 때였다"라며 "그때 많은 일을 겪으면서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해봤자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했다.
모든 것에 초월했다는 느낌까지 준 손아섭은 2일 잠실 LG전서 연장 10회초 역전의 발판을 만드는 2루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2루타 2개) 2득점으로 톱타자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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