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이 올시즌을 시작할 때 많은 이들이 걱정부터 했다. 지난해 200⅓이닝을 던지며 2007년 류현진 이후 국내 투수로는 9년만에 200이닝을 돌파한 투수가 된 양현종은 올해초 WBC의 에이스로도 나섰다. 지난해 많이 던진데다 일찍 몸을 만들어 WBC까지 나가게 된 양현종이 올시즌 좋은 활약을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란 걱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했다가 KIA로 돌아오면서 심리적으로도 약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실력으로 KBO리그 최고의 투수임을 입증하고 있다.
초반 7연승을 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했다가 3연패를 할 땐 지난해와 WBC의 무리가 결국 탈이난게 아닐까라는 의심을 들게 했다. 5월14일 인천 SK전부터 6월 9일 광주 넥센전까지 5경기에서 3패를 했고, 팀은 모두 졌다. 6월 1일 NC전에선 2이닝만에 6실점(3자책)하고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일어섰다. 6월 15일 부산 롯데전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8승째를 챙기며 본 궤도에 올라서더니 이후 연승행진을 이었다. 두달 가까이 패가 없고 승만 쌓인다.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3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10대1의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9연승을 달리며 시즌 16승을 챙겨 팀 동료 헥터 노에시를 누르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6승은 지난 2010년과 2014년에 기록한 자신의 시즌 최다승과 타이다.
큰 어려움없이 좋은 피칭으로 6회까지 넥센 타자들을 압도했다. 1회초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시작한 양현종은 2회초엔 선두 4번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1-0으로 앞선 3회초엔 2사후 이정후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서건창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3회말 KIA가 대거 5득점해 6-0으로 앞선 뒤 4회초 초이스에게 좌전안타, 김민성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지만 5회초와 6회초를 깔끔하게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넘기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넥센전에 강한 면모다. 이날경기까지 올시즌 4차례 넥센전에 나왔는데 26이닝을 던져 단 5실점만 해 평균자책점이 1.73에 불과하다.
연승행진에 대해 "운이 좋다고 밖에 할말이 없다"면서 "스스로도 버티기만 하면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주니 초반에 무너지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던진다. 많이 던지겠다는 욕심도 부리지 않고 위기가 올 때 막아주면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줄 것이란 기대를 하면서 나간다"라고 했다.
이날은 컨디션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고. "공이 이전보다 좋지는 않았는데 넥센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는 양현종은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면서 타자들이 혼돈하게 된 것 같다. 적절하게 커브를 섞은 것이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지난해의 피로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양현종은 "작년 시즌이 끝난 뒤 잘 쉬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은 없다"면서 "시즌 준비를 잘했고, 계속 승리를 하다보니 힘든 것도 모르겠다.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크다"라고 했다.
이제 4승만 더하면 20승에 도달한다. 토종 투수가 선발로만 20승을 한 것은 지난 1995년 이상훈(LG) 이후 없었다. 양현종이 22년만에 도전하는 셈이다.
양현종은 "20승은 영광스런 기록이다. 운이 따라줘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더니 "현재의 몸상태나 운, 팀 성적 등을 보면 감히 도전해볼만하다는 생각이다"라며 20승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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