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급상승세를 탄 원동력 중 하나는 선발진이 그나마 안정을 찾았다는 점이다.
전반기 들쭉날쭉했던 로테이션이 후반기 들어서는 5인 고정이 유지되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함덕주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이 탄탄해 보인다. 이들의 개별적인 기량과 컨디션은 차치하고 5명의 선발이 두산처럼 안정적인 팀도 많지 않다.
특히 5선발 함덕주의 활약상이 눈에 띈다. 현존 최강의 5선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함덕주는 지난 12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6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의 쾌투를 펼치며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6월 9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7⅔이닝 2안타 무실점 승)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로 선발 무실점 경기를 한 함덕주는 4연승을 달리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이인 7승에 입맞춤했다. 함덕주는 구원으로 활약하던 2015년 7승을 올린 바 있다.
팀 마운드 사정에 따라 7월초 중간계투로 내려갔다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로테이션에 복귀한 함덕주는 한층 노련해진 경기운영으로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140㎞ 안팎의 직구를 공격적으로 뿌리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삼진을 잡아내는 것도 이전보다는 위력적이다. 로테이션 복귀 후 5경기에서 26⅓이닝 동안 2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이날 6이닝을 던져 규정 투구이닝을 다시 채운 함덕주는 평균자책점을 4.18에서 3.94로 낮추며 이 부문 12위에 올랐다. 각 팀 5선발 가운데 함덕주보다 승수와 평균자책점에서 앞선 투수는 없다. 함덕주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생애 첫 10승 고지도 밟을 수 있을 전망이다. 남은 시즌 7~8번 등판이 가능한데, 3승 추가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날 경기 후 함덕주는 "오늘은 공격적으로 빠른 승부를 펼쳤고, (포수)양의지형이 좋고 안 좋은 공을 빠르게 파악한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면서 "전반기만 해도 1점도 주기 싫다는 마음으로 공을 던졌지만 지금은 줄 점수는 주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심리적으로도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두산 선발진은 지난해보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판타스틱4'의 위용을 잃은 지 오래다. 하지만 5선발 함덕주가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어 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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