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강' 남자 핸드볼. 옛말이 된 지 오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마지막 영광이었다. 만년 숙제인 장신 선수 발굴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세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유럽 리그에 꾸준히 선수들을 이적시키면서 힘을 키운 일본에게 조차 밀리는 신세가 됐다. 급기야 2015년에 이어 올해도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 본선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는 여자 대표팀과 대비되면서 시선이 따가워졌다.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7년 서울컵 국제핸드볼대회. 남자 대표팀은 여전히 '세계 경쟁력'에 대한 물음표를 떼내지 못했다. 이날 IHF 남자랭킹 17위(한국 19위) 튀니지를 상대한 한국은 속공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전·후반에 걸쳐 잇달아 리드를 잡았지만 2m4의 장신 피봇인 지에드 자발라가 코트에 설 때마다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튀니지는 자발라를 활용한 피봇플레이로 어렵지 않게 점수를 올렸다. 전담마크는 통하지 않았고 2분간 퇴장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펼쳐졌다. 국제대회 때마다 평균신장 2m대의 유럽팀들을 만나 고전하던 패턴이 그대로 반복됐다. 튀니지가 이번 대회에 에이스 와엘 잘루즈(FC바르셀로나) 등 일부 선수들을 제외한 점을 감안하면 실력 차는 랭킹에 비해 훨씬 커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희망은 있었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장동현(SK호크스) 조태훈(두산) 이현식(상무) 등 신예들의 활약이었다. 빠른 발과 과감한 슈팅으로 튀니지 골문을 흔들었다. 올시즌 핸드볼코리아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이은호(충남체육회)와 일본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중규(다이도스틸) 김동철(도요타방직), 베테랑 골키퍼 이창우(SK호크스) 등 신구조화가 적절하게 이뤄졌다. 지난해 5월 두 번째로 남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영신 감독의 전술도 자리를 잡아가며 1차목표인 내년 1월 아시아선수권에서의 선전을 기대케 했다.
튀니지와 28대28로 비긴 남자 대표팀은 15일 이란과 대회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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