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좋은 칼을 칼집에 두고 마음껏 휘두르지 못하는 마음이 이럴까.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전이 비로 취소됐다. 오후 내내 비가 오다가 그치면서 잠실구장 내야에는 방수포가 깔렸고, 오후 6시인 경기 개시 시간을 늦추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 6시쯤 비가 쏟아지면서 취소가 결정됐다. LG는 올시즌 총 12게임을 비 때문에 일정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날 LG 선발 투수는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 LG가 기다려온 외국인 에이스다.
지난 7월 초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던 허프는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축 선발이 빠지면서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컸다.
지난 7월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그는 한달을 넘긴 지난 13일 돌아왔다. 그런데 LG는 복귀한 에이스를 정상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허프는 1군 등록과 동시에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됐다. 등판이 늦춰져 15일 잠실 kt 위즈전에 다시 나설 예정이었는데, 이 경기도 비로 열리지 못했다. 선발 복귀가 불발된(?) 허프는 16일 kt전에 구원 투수로 나섰다. 3이닝 동안 1안타, 탈삼진 5개를 기록하는 위력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LG가 기다려온 에이스 허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선발 등판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20일 삼성전까지 비로 취소됐다. 선발 등판 예정이던 세 경기가 연속으로 우천 취소. 헛웃음이 나올 것 같다.
경기가 취소되자 허프는 잠실구장 1루쪽 더그아웃 앞에서 비를 맞으면 가볍게 캐치볼을 했다. 연습을 마친 후 우산을 쓰고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팬들에게 공을 던져줬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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