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정말 최민수의 코미디가 이렇게까지 웃길 줄은 몰랐다.
MBC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가 24일 종영한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초호화 삶을 누리던 왕국의 백작이 딸을 찾기 위해 한국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가족 휴먼 드라마다. 이 드라마가 종영하면서 가장 아쉬운 건 최민수의 코믹 연기를 당분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최민수는 대한민국 대표 카리스마 배우였다. 1995년 SBS '모래시계'에서 박태수 역을 맡은 그는 20대 배우라고는 믿기 어려운 대체불가 카리스마로 대중을 놀라게 했다. "나 지금 떨고 있니"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라는 극중 대사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 그렇게 최민수의 이름 앞에는 '카리스마', 혹은 '터프가이'와 같은 수식어가 따라 붙었고 이후로도 영화 '홀리데이' 등에서 임팩트 있는 캐릭터 연기를 선보이며 그런 이미지는 굳어졌다. 어쩌면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린 트러블메이커였음에도 일정 기간의 자숙을 거친 뒤 최민수가 꾸준히 대중 앞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카리스마 터프가이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최민수가 '죽어야 사는 남자'를 통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 대중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최민수가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어떠한 연기로 반전을 선사할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하지만 최민수의 코믹 연기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역을 맡은 그는 영화 '마스크' 짐캐리에 버금가는 버라이어티한 표정 연기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었고, '캐리비안 해적' 조니뎁을 연상시키는 할리우드 제스처로 감칠맛을 더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아리송한 백작의 속내 또한 과장된 코믹 연기로 감췄다. 지금까지의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최민수 풍 코믹 연기에 시청자는 내내 배꼽을 잡았다. '이렇게까지 웃길 줄은 몰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역시 최민수는 최민수였다. 대책없이 망가지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를 폭소하게 만들면서도 그 안에 숨겨진 부성애와 액션까지 놓치지 않았다. 이지영A(강예원)이 친딸이라는 걸 알고 불륜을 저지른 사위를 응징하고, 돈으로 딸의 환심을 사려 하다가 오히려 부성에 눈을 뜨는 백작의 심리상태를 코믹 연기에 교묘하게 녹여내며 극의 중심 메시지를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또 지팡이 액션을 비롯한 화끈한 액션 신으로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최민수의 기상천외한 원맨쇼에 '죽어야 사는 남자'는 방영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늘은 최민수가 어디까지 망가질지, 어떤 돌직구 대사로 막힌 속을 뻥 뚫어줄지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고 이러한 기대감은 시청률로 직결됐다. 7월 19일 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작품은 13%대를 돌파, 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혈연의 비밀, 권력 다툼, 신데렐라 스토리 등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가 모두 뒤섞인데다 백작이 친딸을 찾는 과정에서 고구마 한 트럭이 등장했지만 그래도 '죽어야 사는 남자'가 꾸준히 수목극 왕좌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최민수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지지 때문이다. 과연 최민수는 다음 작품에서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 기분좋은 기대가 쏠린다.
'죽어야 사는 남자' 마지막회는 24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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