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CC(파72·6516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이 대회 우승자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결정됐다. 우승컵을 놓고 18번 홀(파4)에 나란히 선 '동갑내기' 장하나(BC카드)와 이정은(이상 25·토니모리)은 두 번째 샷에서 승부가 갈린 듯 했다. 장하나의 우드 샷은 그린에 살짝 못 미쳤지만 이정은의 샷은 왼쪽으로 감겨 그린 뒤 깊은 러프에 잠겼다. 이후 장하나의 칩샷은 홀에서 1.5m에 붙었고 이정은의 샷은 홀과 다소 멀리 떨어졌다. 모두가 장하나의 우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이정은의 긴 거리 파 퍼트가 홀로 빨려 들어간 반면 장하나의 퍼트는 홀을 외면하고 말았다. 우두커니 서서 야속한 홀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장하나는 이정은이 우승 축하를 받을 때 자신의 캐디백 쪽으로 이동해 주저앉았다. 그리고 아쉬움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주위 동료들은 국내 복귀 이후 첫 승을 눈앞에서 날린 장하나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장하나도 눈물을 빠르게 머금었다. 그리고 캐디백에서 공을 한 움큼 꺼내더니 갤러리에게 다가가 사인공을 던져줬다. 이어 우승자 이정은에게 박수를 보냈다.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이정은은 환호했다.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5타차를 뒤집으며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우승컵에 입 맞췄다.
시즌 3승 째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시즌 첫 승을 맛본 이정은은 지난달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 이어 한 달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대세' 김지현(26·한화)와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정은은 스스로 2017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억6000만원을 추가해 시즌 상금을 7억6905만원으로 늘리며 상금 랭킹도 1위에 등극했다. 대상 포인트에서도 60점을 더해 422점으로 2위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욕심은 끝이 없다. 이정은은 "시즌 3승을 달성했지만 내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더 전진하겠다"며 웃었다.
13개월여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이보미(29·노부타그룹)는 7년 만에 KLPGA 투어 우승에 도전했지만 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에 그치며 최유림(27·골든블루) 박유나(29)와 함께 공동 3위에 머물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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