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올시즌 목표를 잃었다. 3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49승1무66패로 5위 넥센 히어로즈에 10경기 반 차로 뒤져 있다. 무려 10년 연속 가을야구는 물건너 갔다.
자칫 선수단내 긴장이 한순간에 풀어질 수 있다.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너도 나도 아프다며 시즌을 조기마감하고, 선수들이 몸사리기에 들어가는 것이 하위팀의 전형적인 8월말, 9월 모습이다. 특히 한화는 10개 구단 중 최고령팀이다. FA선수도 많고, 베테랑도 즐비하다. 더욱이 부상 병동이기도 하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이 선수단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바로 '집중'과 '팀워크'다. 이 대행은 27일 인천 SK와이번스전에 앞서 "최근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활기찬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느슨해지는 모습이 크게 줄어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5군 선수들로 나름대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수행중이다.
26일과 27일 이 대행은 의미심장한 두 가지 조치를 단행했다. 외야수 장민석의 전격 2군행과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경기중 일발 교체였다.
장민석은 26일 SK전 이후 2군으로 내려갔다. 0-2로 뒤진 9회초 2사후 1타점 2루타를 친 뒤 무리하게 2루에서 3루로 뛰다 아웃됐다. 2사 2루에서 마지막 동점찬스를 노릴 수도 있었지만 경기는 이 순간 끝났다. 본헤드 플레이. 경기후 장민석의 2군행과 김원석의 1군 콜업이 결정됐다.
이 대행은 "장민석의 2군행 결정을 내린 후 김원석이 2군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원석의 좋은 타격감이 1군 콜업 이유의 전부가 아니었음을 내비친 대목이다. 장민석의 2군행에 대해선 "이유는 알아서 판단하시라"라며 즉답을 피했다.
27일 경기에서는 하주석이 경기중 불필요한 행동으로 교체됐다. 하주석은 0-2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SK 선발 박종훈에게 삼진을 당했다. 헛스윙 삼진을 당한 하주석은 화가 나 방망이를 땅에 찍었다. 분풀이 과정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기까지 했다. 선수들이 한번씩 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의 분노폭발 장면은 덕아웃 분위기를 흐리는 측면이 있다.
하주석은 상무시절 3연속 삼진을 당한 뒤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세게 내리친 적이 있었다. 당시 상무 박치왕 감독은 하주석을 교체한 뒤 10경기 동안 벤치에 앉혀두기도 했다. 하주석은 그때의 일이 교훈이 됐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좀더 잘하고 싶은 하주석의 간절함의 표현이었겠지만 이 대행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경기에 집중하자는 것과 더그아웃 팀워크를 살리자는 것. 당일(26일) 유일한 타점을 올린 선수와 주전 유격수에 내려진 조치는 이런 뜻을 담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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