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우연히 지나가다가 TV 앞에 멈춰 섰다. 펀치와 킥이 오가고, 혈흔이 낭자한 인생과 인생의 대결을 본 소년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TFC 페더급 컨텐더로 거듭난 김명구(29·코리안탑팀/㈜성안세이브)가 일본 종합격투기 대회 프라이드를 처음 봤을 때의 얘기다.
"우연히 프라이드를 봤다. 그 순간 이게 내가 가야 할 길이란 걸 느꼈다. 학창시절 운동을 제대로 배운 것도 없고 싸움이란 걸 해본 적 없었지만 왠지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5세 때부터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다. 운동을 하려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해병대 부사관으로 입대했다.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늦은 나이에 종합격투기를 시작하게 됐다."
2014년 TFC 아마리그를 밟은 그는 같은 해 8월 'TFC 3'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안정현, 윤태승을 피니시시키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정한국, 홍준영에겐 패했지만 김세현과 하오 지아하오를 꺾으며 승승장구해나갔다.
약 반 년 전, 코리안탑팀으로 이적했다. 지도자들은 그를 전체적으로 판단한 후 체급 상향을 권했고, 김명구 역시 동의했다. 극심한 감량고 때문에 본인의 기량을 펼쳐 보이지 못했던 김명구에게 타격까지 장착할 수 있도록 스타일을 보완시켰다. 올해 일본 파이팅넥서스에서 2연승을 거뒀다. 4연승 중인 김명구의 총 전적은 7승 2패.
"한 단계 올라선 느낌이다. 지금껏 승리한 6경기가 모두 피니시에 의한 승이었다. 이번에도 피니시로 이기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진 않았다. 더 열심히 해서 기량을 갈고닦아야겠다."
TFC 페더급은 흥미롭다. 지금까지 4명의 챔피언이 거쳐 갔지만 1차 방어에 성공한 챔피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최영광이 이민구에게, 이민구가 최승우에게, 최승우가 김재웅에게 패했다. 챔피언 김재웅을 필두로 조성빈, 최승우, 이민구, 홍준영, 정한국이 상위권에 랭크돼있다.
김명구는 TFC 페더급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단체 출범 후 가장 뜨겁고 혼란스러운 것 같다. 이렇게 정신없을 때 한 명씩 때려눕히면서 올라가겠다. 경기요청이 오면 출전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가 돼있다. 나보다 강한 사람과 싸운다면 언제든 좋다. 날 이겼던 정한국이나 홍준영과 재대결을 펼쳐도 재밌을 것 같다."
정한국 역시 김명구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감량고 때문에 지난해 3월 페더급 전향을 택했다. 임병희-윤태승을 이겼고, 이민구와 비겼다. 홍준영에겐 3라운드 종료 1대 2 판정패했다. 홍준영은 김재웅에게 KO로 졌으나 지난 3월 'TFC 14'에서 정상호를 TKO시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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