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무게는 무겁다.
자신이 가진 것을 주변과 나눈다는 결심부터 쉽지 않다. 최근 들어 기부 문화가 점점 확산되면서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부쩍 늘었다. 그러나 한켠에선 세금공제 등 기부 문화에 대한 편견도 존재한다. 기부 문화 정착까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역인 이근호(강원)가 '기부왕'이 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컸지만 실천이 문제였다. 뜻밖의 기회가 선행스토리의 시작이었다. 이근호의 에이전트인 김동호 DH스포츠 대표는 "(이)근호가 기부에 대한 막연한 꿈은 갖고 있었다. 홍명보 전 A대표팀 감독이 매년 개최하는 자선경기와 같은 기부를 동경했었다"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마친 뒤 용품 후원사와 재계약 조건에 매년 일정액을 함께 기부하자는 조건을 넣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를 설득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근호가 혼쾌히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근호 나름의 기부 철학도 있었다. 김 대표는 "(이)근호는 자선경기나 연탄나르기, 장애 어린이 돕기처럼 직접 나서서 할 수 있는 봉사를 원했다. 봉사활동을 한 뒤엔 항상 자신이 만났던 어린이나 어르신들을 도울 방법에 대해 묻고 이야기 했다"며 "단순히 현금만 기부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나눔의 실천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재활 치료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신영록과 자선단체인 푸르메재단은 이근호가 직접 발로 뛰면서 만나 인연을 맺은 이들이다.
2015년부터 기부를 시작한 이근호는 지난해 '제1회 이근호 자선축구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26~27일 강원도 강릉에서 두 번째 대회를 열었다. 유소년팀들이 참가하는 대회지만 현역선수 신분으로 자선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비용, 시간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비용적으로만 생각하면 상당한 금액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근호는 데뷔 시절 때부터 대표급 선수는 아니었다. 여러 팀에서 노력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이런 이근호를 어린 선수들이 롤모델로 삼고 기부 문화도 확산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3년째를 맞은 이근호의 기부 행보는 유효기간이 없다. "여건이 풍족한 현역시절 많이 기부하고 싶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힘이 닿는 한 기부 인연을 이어갈 생각이다. 김 대표는 "이근호 외에도 남모르게 선행을 이어온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며 "앞으로 더 많은 선수들이 스스로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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