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했던 대량 실점. NC 다이노스의 계산이 어긋났다.
NC는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5대9로 역전패를 당했다. NC 선발은 에릭 해커였다. 해커는 'kt 킬러'라고 불릴만큼 kt만 만나면 유독 좋은 공을 뿌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kt전에 통산 7번 등판해 6승무패 평균자책점 1.54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해커가 상대한 9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결과가 좋다보니 선수 본인도 자신감이 가득찬 상태였다.
상대팀인 kt도 해커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kt 김진욱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해커같은 투수는 스스로 무너지지 않으면 공략하기가 어렵다. 슬라이더 회전이 워낙 좋은 선수다.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힘들다. 특히 우리 타자들의 경우 해커처럼 특종 구종이 막강한 유형의 투수들을 상대로 잘치지 못하더라"며 우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반대로 나왔다. 1회초 NC가 kt 선발 류희운을 상대로 먼저 3점을 뽑아냈고, 해커가 1회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히 막아 출발은 좋았다. 그런데 2회말부터 해커가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타자 윤석민에게 던진 커브 실투가 홈런이 되면서 맞아나가는 타구가 급격히 늘어났다. 1아웃 이후 안타 개와 볼넷 1개로 1점을 더 내줬다.
이어지는 3회말에도 2아웃을 잘 잡은 이후 멜 로하스에게 안타와 도루를 내줬고, 박경수에게 허용한 볼넷은 추가 3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4-5로 역전을 내준 상황에서 해커가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현했고, 4회말 선두타자 정 현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고 1루 견제 등에서 예민한 반응을 하기 시작하자 NC 벤치가 움직였다. 오태곤을 상대하던 도중 2S에서 투수를 이민호로 교체했다. 결국 해커는 3이닝 6안타(1홈런) 4탈삼진 2볼넷 6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투구를 하고 물러났다.
NC 입장에서는 계산에서 크게 어긋난 결과다. 전날(29일) 제프 맨쉽과 폭발한 타선을 앞세워 승리를 챙겼으니, kt에 강한 해커가 연승을 이끌어주면 팀 분위기가 초상승세로 접어들 수 있다. 또 1회초부터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준 것도 좋은 분위기를 예측하게 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해커가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하면서 쓰라린 역전패를 떠안았다.
수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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