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훈정(43) 감독이 전작 '대호'(15)의 흥행 참패에 대한 속앓이를 털어놨다.
범죄 액션 영화 '브이아이피'(영화사 금월 제작)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 그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여름 극장가 마지막 텐트폴 주자로 나선 '브이아이피'. 2012년 개봉한 '신세계'로 468만2492명을 동원하며 범죄 액션 영화의 신세계를 연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일찌감치 관객으로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순제작비 65억원으로 만든 중형급 영화로 '군함도'(류승완 감독)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와 함께 여름 극장가 흥행을 이끌 허리급 영화로 기대를 모은 것.
'대호' 이후 2년 만에 신작 '브이아이피'로 돌아온 박훈정 감독. 그는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는 소감으로 "항상 신작을 선보일 때마다 떨린다. 익숙할법한데 익숙해지지 않는다"며 "기분이 묘하다. 불안과 초조함, 긴장과 압박감도 든다"고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박훈정 감독의 전작인 '대호'가 170억원의 총제작비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였지만 손익분기점(600만명)을 돌파하지 못하고 누적 관객수 176만명에 그쳐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이번 '브이아이피'에 대한 부담감이 남다르다.
"부담이 너무 커요(웃음). '대호' 때문만이 아니죠. 제 작품 모두 관객에게 선보일 때마다 부담이죠. 생각해보면 '대호'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어요. 제가 가진 역량으로 만들 수 없는 버거운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호' 이후에 작품을 대하는 방식에서 부담감이 더 생기더라고요. 특히 '브이아이피'가 그랬죠. 하하. 주변에서 시선이 '네가 잘하는 장르를 한다는데, 얼마나 잘하나 보자'였어요(웃음). 이번엔 제가 자신 있는 장르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다른 스타일을 찾으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또 주변에서 '하던 걸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욕먹는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마다 '이런 스타일도 하고 싶었어' '오래 참았어'라고 말했는데 막상 개봉하니 '그냥 하던 걸 할걸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하하."
지금에야 웃으며 '대호'의 실패를 곱씹지만 당시만 해도 박훈정 감독의 마음고생은 상당했다고. 후회도 반성도 원망도 많이 했던 시간을 보낸 후 '브이아이피'로 다시금 심기일전했다는 박훈정 감독. 그 결과 '대호' 때보다 만족감도 높다는 자평을 내렸다.
뚜껑을 연 '브이아이피'는 박훈정 감독의 기대만큼 흥행 궤도에 안착했다. 첫날 '택시운전사'를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차는 것은 물론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를 중. 이러한 '브이아이피'의 흥행 공신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충무로 누아르 장인' 박훈정 감독의 스토리와 연출이다. '브이아이피'는 CIA와 국정원 간의 '기획 귀순자'를 둘러싼 알력 다툼, 경찰의 봐주기 수사부터 검찰과의 거래, 여기에 북한 정치 상황 지형도까지 얽히고설킨 범죄 스릴러다. 기존의 범죄물에서 주로 등장했던 조직 폭력배, 깡패가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독특한 누아르다.
"물론 '브이아이피'가 부분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나쁘지 않다는 스스로의 만족감은 생겼어요. '브이아이피'는 잘하는 장르에서 잘 알고 있는 것을 조금 다르게 해본 작품이에요. 원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쏟아낸 작품이죠. 많이 힘들기도 어려웠던, 그리고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었지만 잘 버틴 것 같아요. 하하."
한편,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드라마.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가세했고 '신세계'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 영화 '대호' '브이아이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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