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의 역사도 바로잡아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5일 밤 12시·한국시각)에는 크게 두 가지 과제가 걸려있다.
으뜸 과제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월드컵 본선 직행이다. 한국축구가 그동안 플레이오프를 거쳐 월드컵 본선무대에 가본 적도 없거니와 국민 정서상 직행티켓을 따지 못하면 맹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본선 직행권=우즈벡전 승리'다.
여기에 보너스 과제가 따라붙는다. 우즈벡 원정에서 최종예선의 대미를 장식하면 치욕의 한국 축구사도 바로잡을 수 있다.
우선 우즈벡 원정 징크스를 풀어야 한다. 한국은 우즈벡과의 역대 전적에서 10승3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에 최종전이 열리는 타슈켄트 원정에서는 딱히 재미를 보지 못했다. 1997년 10월 18일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때 5대1로 대승한 이후 20년간 '우즈벡 원정 징크스'의 덫에 걸렸다. 1997년 대승 이후 2005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 1대1로 비겼고, 2012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서도 2대2로 승리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우위에 있었지만 우즈벡 원정에서만큼은 무척 까다로웠다는 반증이다. 타슈켄트 첫 원정에서 대승했던 추억을 20년 만에 되살린다면 '우즈벡 원정 징크스'도 함께 날려버릴 수 있다.
'신태용호'는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남기고 간 치욕의 원정 역사도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은 이번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지금까지 4차례 원정경기에서 1무3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작년 9월 첫 원정경기에서 약체로 여겼던 시리아에 0대0으로 비기며 불길한 조짐을 드러내더니 2득점-5실점으로 무승 행진에 그치고 있다. 한국이 현재 4승2무3패(승점 14·11득점-10실점)를 기록 중임을 감안하면 원정에서 단 1승만 보탰어도 지금 이렇게 가슴졸이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더구나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경기서 무승을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받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제외한 8차례 월드컵에서 늘 그랬다. 월드컵 첫 출전이던 1954년 스위스월드컵 당시 한국과 일본 두 나라만 아시아 예선을 치렀을 때 일본 도쿄 원정에서 5대1로 크게 승리한 것을 발판으로 월드컵 진출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아시아 중립지역에서 최종예선을 치렀던 1990, 1994년 월드컵을 제외하고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른 5차례 월드컵서 원정경기 승리만큼은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었다. 이번 우즈벡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 무승이란 치욕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치욕'을 피하면 9회 연속 본선 진출의 금자탑이 따라온다. FIFA 회원 211개국 가운데 연속 9회 이상 월드컵에 진출한 축구 강국은 브라질(20회), 독일(16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1회), 스페인(10회) 등 5개국뿐이다.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조기 확정한 일본은 이번에 6회 연속 기록을 세우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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