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를 달리고 있는데도, 급박하게 쫓기는 듯한 모습이다. 차분하게 페이스를 유지해도 될 것 같은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허둥댄다. 선수도 그렇고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요즘 KIA 타이거즈가 그렇다.
KIA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내주고 3연패에 빠졌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역전패에 이어 0대6 연봉패다.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팀 사이클이 있고, 이에 따라 연패에 빠질 수 있다. 그런데 내용이 영 부실하다. 1위팀다운 면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0-2으로 뒤진 5회말 LG 공격. 선두타자 3번 박용택, 4번 정성훈이 연속안타를 때린 후 이어진 1사 1,3루. 후속타자 채은성이 때린 공이 투수 박진태 앞으로 흘러갔다. 정상적인 스윙이 아닌 체크 스윙에서 나온 타구는 평범한 투수 땅볼이 됐다. 그런데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박진태가 공을 잡아 1루로 송구를 하려고 했는데, 1루가 비어 있었다. 1루수 김주찬은 타구를 처리하려고 앞으로 나와 있었고, 2루수 안치홍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추가점을 내준 KIA는 이후 2안타를 맞고 또 점수를 허용했다.
이 외에도 내야 수비에서 아쉬운 플레이, 매끄럽지 못한 장면이 있었다. 0-5로 뒤진 6회에는 세번째 투수 한승혁이 볼넷과 안타를 내준 뒤 폭투까지 했다. 결국 이어진 희생타로 추가실점을 했다.
이날 선발 투수 심동섭은 어디까지나 구원 전문인 임시 선발. 지난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했지만, 어디까지나 '깜짝 호투'였다. 조기 강판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했을텐데도, 구원투수들은 버텨주지 못했다.
이날 KIA 타자들은 상대 선발 헨리 소사의 구위에 눌렸다. 소사의 공이 좋기도 했지만 조금함이 상대를 도왔다. 1회 선두타자 최원준이 3구 삼진을 당한데 이어, 안치홍이 내야안타로 나갔는데, 김주찬이 2구째를 때려 병살타가 됐다. 소사는 5회까지 투구수가 47개, 6회까지 61개, 7회까지 74개에 불과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병살타 3개로 날렸다.
KIA는 최근 2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3일 넥센 히어로즈에 7-1로 앞서다가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7대8로 패했다. 거짓말같은 충격패였다. 5일 LG전에선 3-1 리드 상황에서 8회말 동점을 내주고,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선발 투수가 호투를 했는데도 불펜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허약한 불펜, 마운드 운용이 아쉽지만, 모든 경기를 다 잡을 수는 없다.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중요한 시기이긴 해도, 아직 여유가 있다. 매경기 바짝 긴장하고 나설 게 아니라, 조금 긴 호흡이 필요해 보인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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