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 스코어지만 너무 힘들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웃음 반, 걱정 반이었다.
울산은 20일 대구와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3대2로 신승을 거뒀다.
3-1로 여유있게 앞서가다가 33분 대구 주니오에게 추격골을 허용한 뒤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가슴을 졸였다.
김 감독은 잔뜩 진땀이 났던가보다. "팬들께서는 펠레 스코어라서 구경하기에 재미있었겠지만 감독인 아는 정말 힘들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유리한 입장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상황을 마지막까지 힘들게 몰고 갔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제주전 패배 이후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는데 이날 승리로 전환에 성공한 것도 소득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수보티치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면서 "시험무대에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늘 활약상을 보고 계속 중용할지 판단하겠다"고 했다.
수보티치는 이날 타쿠마와 함께 마수걸이 골을 성공하며 시험무대를 잘 통과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골이)터져야 할 시기에 터뜨려줬다. 수보티치에게 오늘 경기가 6경기 만에 최고의 경기라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새로운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숨은 공신 역할을 했던 박용우에 대해서도 "올시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선수다. 자기가 맡은 포지션에서 뭘 해야하는지 잘 알고 움직이는 장점이 좋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승리에도 김 감독의 마음을 찜찜하게 만든 것도 있다. 2실점을 했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공격적인 부분은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2골이나 내줬다는 사실을 쉽게 넘기면 안된다. 상대가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기 보다 우리가 실수로 인해, 집중력을 더 발휘하지 못해 실점한 것은 고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은 다음주 FA컵 준결승까지 홈에서 연속 2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수비의 취약점도 빨리 고쳐나가야 리그와 FA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수비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서 극복해야 할 문제다. 더 많은 시간을 선수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개선해야 할 점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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