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두산의 불펜은 약점을 자주 꼽혔다. 특히 올해는 정재훈과 진야곱까지 전력에서 이탈하며 약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김강률은 흔들렸고 초반 활약했던 대졸 신인 김명신은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다. 고졸 신인 박치국은 아직 덜 무르익었고 홍상삼은 줄어든 자신감을 회복할 길이 없었다. 고원준 이현호 김성배 등도 마운드에 오르면 주자를 내보내기 일수였고 '더블 스토퍼' 이현승과 이용찬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이랬던 두산 불펜이 최근 들어 리그에서 가장 안정된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시작은 김강률과 김승회부터다. 후반기 김강률의 '각성'과 김승회의 '투혼'은 팀 상승세를 주도했다. 늘 뒷심 부족으로 앞서다가도 역전패 당하는 일이 많았던 두산은 김강률과 김승회가 안정되자 승리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4.04로 리그 1위다. 이중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3.56으로 평균(5.12)보다 훨씬 낮다. 마운드의 안정화를 이끈 불펜 때문이다. 이중 김강률이 1.38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체를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불안했던 제구가 잡히고 빠른 볼이 더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승회는 올해 만 36세다. 지난 해 SK 와이번스로부터 방출된 김승회는 올해 연봉 1억원에 친정으로 돌아왔고 후반기 4승1패4홀드, 평균자책점 3.46으로 맹활약 중이다.
올해 팀에 데려온 김명신은 말 그대로 '즉시 전력감'이었다. 후반기 28경기에 나서 26⅔이닝 8자책,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해 신인 이영하도 가세했다. 김승회와 16살 차이가 나는 97년생 이영하는 지난 8월 1군에 재합류한 후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74다. 특히 지난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2회 무너진 선발에 이어 등판해 6이닝 3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현재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불펜진을 정비하고 있다. 팀의 마무리 투수를 이용찬에서 김강률로 전격 교체했고 5선발로 시즌 내내 활약했던 함덕주에게 불펜 미션을 안겼다. 함덕주는 올시즌 7경기를 구원으로나서 2승무패, 13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트시즌 불펜의 중요성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치는 단기전에서 선발이 내려간 후 불펜의 우위는 승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타자들은 끝까지 타석에 설 경우가 많지만 투수는 바뀌는 상황이 잦다. 그래선 든든한 불펜은 경기를 운영하는 감독에게도 안정감을 준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마운드에서 두산은 선발의 힘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올해는 불펜의 힘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모습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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