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ain't over till it's over.(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로렌스 피터 '요기' 베라의 명언이다. 베라는 1973년 뉴욕 메츠 감독 시절 시카고 컵스에 9.5경기차로 뒤진 조 최하위를 달리고 있을 때 이렇게 말했고 끝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81승3무51패'
이제 5경기를 남겨둔 두산 베어스의 성적이다. 3위 롯데 자이언츠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80승2무62패로 두산보다 승리는 적고 패배는 많다. 2위 확정.
하지만 두산의 정규시즌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1위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셈법은 복잡하다.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서 6대0으로 승리해 승차를 0.5경기차로 좁혀놨지만 23일 KIA가 kt 위즈에 8대3으로 승리하며 다시 1경기차로 벌어졌다. 이제 KIA는 7경기가 남았고 두산은 5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22일 경기에 앞서 "쉽지 않은 것은 알지만 1위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시즌을 치르면서 중반에 힘들 때도 있었고 내가 아프기도 했지만 선수들이 후반기에 잘해줘서 2위까지 올라왔다"며 "KIA가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베스트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산술적으로 쉽지 않다. KIA가 이 7경기 중 단 1패(6승)만 한다면 두산에게는 기회가 아예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2패를 한다면 그때부터는 두산에게 기회가 온다. 이 상황에서 두산이 남은 5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KIA와 승차는 같아지지만 두산은 무승부가 3경기 있기 때문에 승률에서 앞서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물론 두산이 남은 5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일이나, KIA가 승보다 패가 많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23일 경기에서 KIA는 kt를 상대해 홈런 5개를 포함해 장단 14안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8대3으로 승리했다. 장장 6개월동안 유지해온 1위 자리를 그리 쉽게 내줄리 없다.
하지만 현재 두산의 기세로만 본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5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은 22일 KIA전에서 승리하며 선수단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타선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고 마운드는 시즌 중 가장 안정적이다. 상황은 지난 1995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위로 올라선 그때, 그리고 '요기' 베라와 같은 그 순간처럼 진행되고 있다. 김 감독도 영화같은 극적인 뒤집기를 성공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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