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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국제 관광도시 제주는 '메밀의 섬'이기도 했다. 가난하던 시절 메밀은 제주도민들의 삶을 지탱해준 대표 구황식물로, 척박한 돌밭에서 나는 메밀이야 말로 황금 보다 더한 귀물이었다. 그 메밀로 국수를 삶고 빙떡을 말아 허기를 달래고 아이를 키우며 일상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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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연유로 메밀음식은 예로부터 제주의 대표 별미거리 중 하나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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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메밀칼국수는 꿩육수에 메밀칼국수를 넣고 걸쭉 담백하게 끓여 내는데, 국물 맛이 일품이다. 담백한 듯 고소하고 시원한 뒷맛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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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물을 한 숟갈 뜨면 입안에 척 감기는 그런 느낌부터 부터 받는다. 바지락 칼국수처럼 시원한 맛과는 또 다른,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다. 꿩육수와 메밀, 그리고 참기름이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담백 구수한 맛이 어디에 또있을까 싶을 정도다. 꿩과 닭이 뭐 그리 다르겠는가 싶겠지만, 국물 맛을 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가 있다. 꿩 육수는 닭국물처럼 고소함은 적지만 더 시원하다.
꿩메밀칼국수는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반죽에서부터 면썰기 등도 신경을 써야하고, 반죽을 얇게 밀어 가지런하게 썬 다음 팔팔 끓는 육수에 메밀면, 무채, 삶아 찢어 둔 꿩고기를 넣고 끓여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가 있다. 그런 후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간을 맞춘 뒤 그릇에 담아 깻가루와 잔파를 얹어 상에 올린다. 정성이 반이 넘는 음식인 셈이다.
이맘때부터 제주의 중산간은 메밀이, 오름은 억새가 점령해갈 차례다. 가을 햇살아래 한껏 부푼 은빛 억새와 메밀꽃의 장관을 감상한 후 맛보는 별미로 꿩메밀칼국수 한 그릇을 권한다. 제주 토박이의 삶과 애환, 낭만까지 함께 음미할 수 있는 미식거리로 이만한 게 또 없겠기에 그러하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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