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KBO리그 선수들의 연봉협상 풍경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
KBO는 26일 열린 2017년 제3차 이사회에서 선수대리인(에이전트) 제도 도입을 확정했다. KBO리그 출범 36년 만의 일이고, 내년 2월 1일부터 에이전트 활동이 시작된다. 실질적으로 에이전트를 통한 연봉 협상은 2018년 시즌 종료 후 이뤄진다. 에이전트 자격은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자격 시험을 통과한 자에게 주어진다. 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선수는 총 15명, 구단 당 3명으로 제한된다.
에이전트 제도 도입은 최근 몇년간 꾸준히 논의돼 왔다. 공식적으로 시행되기 전이지만, 이미 다수의 선수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있다. 선수들의 연봉 협상이나 FA(자유계약선수) 계약 때 데이터 제공 등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향후 에이전트가 직접 계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그동안 구단과 선수 간의 계약에서, 선수가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제는 자격을 취득한 전문 에이전트가 이를 대신해,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전문성' 문제는 자격 시험으로 해결한다. 선수협은 에이전트 규정, 야구 규약과 규정 등 에이전트 활동에 필요한 과목으로 시험을 구성할 예정이다. 10월부터 신청을 받아,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해 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보유 선수 제한 규정이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일단 시행을 한다고 하니, 구단들을 설득해서 차차 풀어야 할 부분이다. 제한을 두면, 선수들이 원하는 에이전트에 들어갈 수 없고, 저연봉 선수 보호가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다수의 에이전트들이 당장의 큰 계약만 노리게 되고, 결국 돈을 버는 사람만 번다는 얘기다. 또 에이전트 활성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구단들도 걱정이 있다. 대형 에이전트가 탄생하면, 선수 몸값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될 수 있다. 구단들이 적자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 상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FA 시장은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 액수가 과하다는 시선이 많은데, 에이전트의 입김이 세지면 구단들의 지출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에이전트 업무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선수계약 교섭 및 연봉 계약 체결, 규약상 연봉 조정 신청 및 조정으로 제한된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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