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시즌 끝까지 KIA 타이거즈와 경우의 수를 다투게 생겼다. 양 팀이 한 경기 한 경기 치를 때마다 셈법이 달라지고 있으니 말이다.
두산이 이같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다투게 된 이유는 역시 두터운 선수층에 있다. 마운드에서는 김명신 이영하 등 신인급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타선에서도 주전 선수가 부진에 빠지면 백업선수들이 호시탐탐 그 자리를 노리며 맹활약을 펼친다.
올시즌 오재원이 부진한 틈을 타 최주환이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했고 민병헌이 부상을 당했을 때는 정진호가 역대 최소이닝 사이클링히트를 성공시켰다. 양의지가 부상을 당하니 박세혁이 8월 팀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그리고 또 한 포지션, 유격수 자리도 두산은 자주 위기를 맞았지만 전혀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후 그 자리는 백업선수 류지혁이 차지했다. 류지혁은 올 시즌 2할6푼3리로 꾸준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김재호 못지 않은 수비 실력으로 김재호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류지혁이 김재호의 공백을 깔끔하게 메워주자 "류지혁까지 부상을 당하면 큰 일이다.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된다"며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아찔한 일이 지난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5-4로 앞선 6회초 1사 1루에서 주자 이해창의 도루를 막으려고 2루 베이스를 커버하던 류지혁은 슬라이딩을 시도한 이해창과 부딪혀 왼쪽 무릎을 다쳤다. 큰 부상인 것을 인지한 2루수 오재원이 더그아웃을 향해 '빨리 의료진이 나오라'는 손짓을 했고 급기야 구급차까지 경기장 내에 들어왔다. 하지만 류지혁은 구급차 대신 트레이너들의 부축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를 맡은 이는 지난 해 입단한 내야수 서예일이었다. 하지만 류지혁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서예일은 6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서 kt의 두번째 투수 주권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렸다. 팀이 5-4 한 점차 리드르 지키던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도 우전 안타를 때려 1사 1,3루를 만들어서 이어 박세혁의 적시타가 터지며 두산은 점수차를 벌릴 수 있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서예일은 빈틈 없는 플레이로 김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9회 무사 1루에서 서예일은 정현의 땅볼 타구를 잡아 깔끔한 6-4-3플레이로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두산이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이유, 이렇게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는 백업선수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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