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요? 불러서 상이라도 줘야겠어요(웃음)."
1일 평창알펜시아스타디움. 울산 현대전을 앞두고 있던 박효진 강원FC 감독대행은 상주 공격수 주민규의 이름을 묻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럴 만했다. 하루 전 강원 클럽하우스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포항을 상대로 '극장골'을 터뜨린 상주 공격수 주민규를 칭송하는 강원FC 선수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포항이 상주와 비기면서 강원은 울산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사상 첫 스플릿 그룹A행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울산전 출전을 앞두고 몸을 푸는 선수들의 표정은 들뜬 표정이었다. 대관령 산자락을 휘감은 영상 13도의 기온과 가랑비까지 오는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 움츠러들기는 커녕 "좋아!"를 연발하며 슈팅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포항-상주전 뒤) 그간의 부담을 많이 털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들이 (동점골 순간) 소리를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웃은 뒤 "주민규를 불러서 상이라도 줘야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또 다른 운도 따랐다. 이날 강원을 상대한 울산은 이종호 이영재 수보티치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주력 선수 3명이 빠진 가운데 강원 원정에 나선 김도훈 울산 감독은 측면과 2선을 각각 담당하는 김인성 김승준을 투톱 자리에 넣었다. 경기장을 찾은 강원 팬들은 '승격 축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강원은 후반 10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이근호가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몸아 맞고 굴절된 사이 디에고가 문전 오른쪽까지 볼을 몰고가 오른발슛을 시도했고, 다시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른 볼이 문전 정면에 서 있던 정조국의 오른발에 걸리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두 손을 번쩍 치켜든 강원 선수단의 포효와 서포터스 나르샤의 골 세리머니인 '정선 아리랑'이 메아리 쳤다. 후반 26분 울산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오르샤에게 실점했으나,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강원은 승점 43이 되면서 7위 포항(승점 39)과의 간격을 벌리며 그룹A행을 확정 지었다. 강원이 그룹A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3년 스플릿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박 감독대행은 "굉장히 기쁘다. 승리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오늘 (그룹A행을 결정 지은) 결과에 만족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상 속에 출전을 자원해 골맛까지 본 정조국은 "부상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최윤겸 전 감독님까지 떠나 죄송스런 마음도 컸다"며 "그룹A행에 안주하지 않고 목표인 ACL을 향해 뛰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평창=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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