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의 짜릿함을 맛본 KIA 타이거즈는 이제 한층 더 큰 성취를 그리고 있다. 2009년과 마찬가지로 정규시즌 우승의 기운을 이어나가 한국시리즈 우승의 대업을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 정규시즌 우승의 기쁨을 서둘러 지운 채 한국시리즈 준비에 일찌감치 들어갔다. 약 3주 정도의 시간이 허락됐다.
지난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kt 위즈를 꺾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KIA에 주어진 시간은 충분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10월24일에 막을 올리기 때문에 약 3주 정도가 있다. KIA 선수단은 우승 당일 곧바로 짐을 싸고 광주로 향했다. 안치홍 등 서울에 본가가 있는 선수들은 광주로 가는 대신 서울에 남아 우승의 기쁨을 가족 및 지인과 간단히 나눴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날 광주로 향해 선수단과 합류했다.
이후 추석 연휴 기간에 가벼운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정규시즌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른 KIA는 이제 본격적으로 한국시리즈 대비 담금질에 들어간다. 대략 3주에 조금 못 미치는 시간. 과연 이 시기에 KIA는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를 해야 할까.
우선은 경기력의 유지다. 휴식은 선수들의 육체적 능력을 회복시켜줄 수 있다. 그런데 이 회복이 곧장 경기력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정규시즌 동안 매 경기 치열하게 싸워오며 몸에 익혀놓은 경기 감각이 다소 무뎌질 우려가 있다.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는 게 급선무다. 사실 3주 남짓 되는 시간 동안 특별히 기술을 향상시킨다거나 전술에 변화를 꾀하는 건 무리다. 그래서 체력의 회복, 부상의 치료 그리고 경기 감각의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수진에서는 일단 '20승 듀오'인 양현종-헥터의 체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이들만 건재하다면 시리즈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두 투수는 '동반 20승'이라는 대업을 이루는 과정에서 체력과 구위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걸 다시 살려내는 게 급선무다.
불펜진의 재정비도 중요하다. 어쩌면 이 파트가 선발 듀오의 체력 회복보다 더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시즌 내내 KIA를 힘겹게 했던 불펜진의 안정을 위해 휴식과 연습 투구의 밸런스를 잘 조정할 필요가 있다.
타선은 역시 감각의 유지가 최우선 과제다. 무엇보다 시즌 막판 다소 침체기에 빠졌던 4번타자 최형우가 휴식 기간을 통해 정상 컨디션 및 타격 밸런스를 찾는 게 중요하다. 최형우의 존재감은 그만큼 크다. 또 단기전에서는 거포의 한방이 시리즈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 기간을 통해 최형우를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으로 돌려놓는 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과연 KIA는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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